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 기소된 데 대해 "정치 검찰이 이미 정해놓은 수순에 따라서 낸 결론이라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고 무고함이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저의 소명은 민생과 민주주의' 제하의 글을 올리고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저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최측근의 연이은 기소로 이제 검찰의 칼 끝이 이 대표를 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가 직접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은 저를 직접 수사하겠다고 벼르는 모양이다. 10년 간 털어왔지만 어디 한 번 또 탈탈 털어보라"면서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 이재명은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공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그는 "정치검찰의 '끝없는 이재명 때리기'로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무능 무도한 저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정적 제거를 위한 '이재명 때리기'와 '야당 파괴를 위한 갈라치기' 뿐"이라며 "국민과 함께 당원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최근 당 내에서 자신을 향해 유감 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이 대표는 유감 표명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자신과 측근에 대한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유감 표명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다만 이날 정 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박성준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은 정 전 실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기각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3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사의만 수리하고 정 전 실장 사표는 아직 수리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정 전 실장을 부패방지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부정처사후수뢰,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정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당시 이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정치적 공동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정 실장에 대한 공소장에서는 이 대표를 '공범'으로 적시하진 않았다. 이에 비춰볼 때 검찰은 이 대표가 직접 연루됐다는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정 실장 구속기소 소식에 "사필귀정"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방탄이 아니라 이제 대장동 부패 공동체의 위협으로부터 민주당 방탄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을 설계하고, 대장동을 인허가했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다"면서 "정상적이라면 벌써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수사를 받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을 위해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이라는 어불성설의 구호를 외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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