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9일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총파업 중단을 가결했다.
화물연대는 9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여당의 폭력적인 탄압으로 우리의 일터가 파괴되고 우리의 동료가 고통받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오늘 파업 철회와 현장 복귀를 결정했다"며 "한 번의 좌절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화물연대는 이날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철회 여부에 대한 현장투표를 진행 후 과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화물연대 파업 철회…정부는 '3년 연장안' 백지화)
화물연대는 대화와 교섭을 거부하고, 사상 최초의 업무개시명령을 강행한 정부를 향해 "일생을 바쳐 물류산업을 일구어낸 화물노동자를 범죄자 취급하고, 단 한 차례도 시행된 적 없는 업무개시명령을 강행하며, 복귀하지 않으면 화물종사자격마저 취소하겠다며 협박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조합은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 파괴의 대상이라는 정부‧여당의 전근대적이고 폭력적인 탄압을 규탄한다"며 "국민을 볼모로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 것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화물연대 깨기에만 혈안이 된 정부와 여당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당초 정부가 제안한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스스로 백지화한 정부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11월 22일 정부·여당이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위해 제안한 적은 있으나 화물연대가 11월 24일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 제안은 무효화된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화물연대는 "정부‧여당은 안전운임제 일몰기한 3년 연장으로 약속을 지켰다며 큰소리를 치더니 이제 와서 '화물연대가 파업했으니 안전운임제도 연장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며 "당‧정협의까지 하며 발표한 정부와 여당의 입장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 뒤집을 수 있는 가벼운 것이었던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장관의 어처구니없는 말 바꾸기는 정부·여당의 3년 연장 약속이 화물연대 총파업의 명분을 깎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정부는 정부의 책임과 장기적 관점은 쏙 빼놓은 채 안전운임 폐지를 화물노동자를 협박하는 칼날로, 시혜적으로 줬다가 마음에 안 들면 빼앗는 속임수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수십 년 간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화물노동자 운임을 깎고, 하루 14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 과적과 과속을 강요하며 갑질을 일삼았다"며 "물류비를 아껴 올린 기업의 이윤은 도로에서 죽어간 화물노동자의 목숨과, 동료의 죽음에 속으로 삼킨 화물노동자의 눈물로 이루어져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확대를 요구했다. 이들은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생명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라며 "자본의 이윤 추구에 착취당하는 물류산업을 한결같은 자부심으로 일궈온 화물노동자들은, 한 번의 좌절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료의 죽음 앞에 눈물 삼키는 일이 없도록, 우리의 일터를 자랑스럽게 다음 세대에게 넘겨줄 수 있도록, 무엇보다 화물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내 옆의 동료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전운임제 지속-확대를 위한 여정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