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표 폐광촌 강원 태백지역 경로당이 어르신들에게 활력을 제공하는 ‘행복한 놀이터’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28일 태백시노인회에 따르면 태백지역의 65세 이상 인구는 1만 915명으로 전체 인구 3만 9553명의 27.6%에 달하는 가운데 105개 경로당에 회원으로 가입한 어르신은 45.2%(4933명)에 이른다.
최근 태백시와 교류도시 친선결연을 맺은 경기 안산시 등 수도권 도시의 경우 경로당 회원 가입비율은 20%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태백지역 1인 가구는 전체 2만 624가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9700여 가구(47%)이며 경로당 회원 4933명 중 할머니 비율은 63.1%(3113명)이지만 할머니가 회장을 맡고 있는 경로당은 30%(32명)에 불과하다.
특히 폐광촌 태백은 70대 이상 홀로 사는 할머니 비중이 70%를 넘고 어르신들을 반겨주는 문화레저시설을 찾기 어려운데다 자녀들마저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에 노년이 더욱 적적하고 외롭다.
이러한 지역특성에 맞춰 태백시와 태백시노인회가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운영비와 냉난방비 지원 ▲필수 가전제품, 비품 지원 ▲요가댄스 등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경로당이 분주해졌다.
또한 각 경로당 어르신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숟가락 난타, 노래교실, 건강체조, 치어리딩 실버체조, 요가댄스는 물론 치매 예방을 위한 보건소의 무료검진과 교육도 실시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회원 70여 명이 이용하는 상장남부경로당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경로당이 멀리 사는 자녀들보다 효자 같은 존재라며 ‘경로당예찬론’을 펼쳤다.
김옥자 회원은 “자녀들은 객지에서 먹고 사느라 연락도 드물지만 경로당은 나오면 서로 안부도 묻고 요가도 하고 노래도하면서 건강과 행복을 찾게 되었다”며 “자식보다 효자 같은 경로당이 없는 세상은 이제는 생각 만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김복수 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2년 6개월간 경로당 출입을 못하면서 코로나 확진으로 죽는 게 아니라 경로당에 나오지 못해 죽는 줄 알았다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라며 “대부분 홀로 사는 할머니들이 경로당에 나오면서 건강과 활력을 되찾아 사는 맛이 난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김선옥 회원은 “회원들이 폐지와 공병을 수집해 판매한 수익금으로 이웃돕기도 하고 삼겹살 파티도 연다”며 “집에 있으면 대화할 상대도 없어 적적하기 그지없지만 경로당에 나오면 활력이 넘치기 때문에 매일 경로당에 출근하는 것”이라고 자랑했다.
이진수 태백시노인회장은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태백시와 협의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며 “경로당이 회원들에게 항상 활기가 넘치고 화합하면서 웃음이 가득한 공간이 되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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