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과 관련해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전에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관계 수석들에게 "노사 법치주의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면서 "노동문제는 노측의 불법행위든 사측 불법행위든 법과 원칙을 확실하게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은 업무개시명령을 심의할 내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29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업무개시명령을 심의·의결하면 2004년 도입 이래 첫 발동 사례가 된다.
대통령실은 전날 "업무개시명령 발동은 현재 다양한 검토가 실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그 시기를 특정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면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윤 대통령이 "법과 원칙 정립"을 명분으로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집단운송거부로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가 예상된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대응해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토교통부도 육상화물운송 분야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했다.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이뤄진 위기경보체계에서 최고 수위로 격상한 것이다.
업무개시명령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해 국가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경우 국무회의를 거쳐 화물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린다. 이에 불응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화물운송자격을 취소할 수도 있다.
화물연대를 향해 윤 대통령과 정부가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이날 오후로 예정된 정부와 화물연대의 첫 교섭은 난항이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에는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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