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남한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에 반발하면서, 남한 정부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내외적인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권 문제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6일(현지 시각) 김성 대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 추진에 반발하면서 이태원 참사에 대해 "내치 능력 부족이 원인이 된 인재(人災)인 유례 없는 압사 사고를 촉발했다"며 "그런 한국 정부가 대내외적인 비판을 축소하기 위해 유엔에서 인권 이슈를 최대한 이용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배종인 유엔 차석대사는 김 대사의 발언에 대해 "터무니없는 발언"이라며 이러한 언급이 "북한의 인권 경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전 세계가 조의를 표하는 와중에도 미사일 도발을 했다"면서 "인도주의에 반하는 북한의 태도에 한국 정부는 다시 한 번 실망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17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 역시 김 대사 발언에 대해 "북한이 우리의 국가 애도기간 중 애도는커녕 무력 도발을 자행한 것도 개탄스럽지만, 인권과 인도주의를 논하는 국제무대에서 이를 정치적 비난 소재로 이용하는 것은 인도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 제3위원회는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유럽연합(EU)이 주도했으며 남한은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에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다. 결의안은 표결을 요청한 나라가 없어 전체 동의인 '컨센서스' 방식으로 채택됐다.
결의안에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북한 어민 북송에 대한 사안도 포함됐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유족들과 관계 기관들에 모든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는 문장이 추가됐다.
북한 어민 북송과 관련해서는 "북한으로 송환되는 북한 주민들이 강제 실종, 자의적 처형, 고문, 부당한 대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 내용이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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