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자체 핵무장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국민 여론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1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권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우리도 포기하고 자체적으로 핵 무장하는 부분은 생각지 않고 있다. 이는 분명히 못 박아둘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선거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남북관계가 계속 안 좋아지고 긴장이 조성돼 여론이 핵무장, 핵공유, 전술핵 배치 등 넓은 뜻의 핵무장 쪽으로 흘러갈 경우 언제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권 장관은 다만 "그럴 경우 한반도 안정뿐 아니라 동북아 안정도 해치는 불행한 상황이 된다"며 "따라서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우리도 노력하고 외교적 노력으로 주변국도 건설적인 노력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혀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나서도록 해야한다는 소위 '중국 역할론'을 언급했다.
그는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계기에 체결된 9.19 군사합의에 대해서는 "9·19 군사합의를 포함해서 남북 간 맺은 합의는 유효하고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며 "사실 일부 좋은 합의였다고 생각지 못할 부분이 틀림없이 있다. 하지만 어쨌든 남북관계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합의다. 북한도 이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압박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와 함께 권 장관은 "남북 간 긴장이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질적으로 크게 상승할 경우 우리 사회에서 9·19 합의 유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부분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9.19 합의 파기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권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북한 지도층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냐는 질문에 "북한을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체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의 모습은 옳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다. 북한은 같은 민족인 남쪽과 대화할 때 가장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우리는 북한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해 번영을 이뤘다. 우리와 협력하면 북한 지역의 번영이 빨라질 수 있으니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고 답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고 그럴 의지가 있다면서도 권 장관은 대북 특사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금은 모든 대화가 차단돼 적극적으로 그런 시도를 하기 어렵다. 계속해서 긴장 완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권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답하기 적절치 않다. 현재로선 당과 관련한 건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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