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미국 기여를 고려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으나, 백악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이같은 표현이 담겨 있지 않았다.
15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됐을 때 양 정상이 IRA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경제적 기여를 평가하고 양국 간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이에 따라 정부는 정상 간 논의를 바탕으로 IRA 실무협의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기차 공제의 차별적 요소에 대한 해결 방안을 포함해 미국 투자 예정인 기업들의 세액공제 혜택 등 인센티브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미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같은 회담에 대한 백악관이 보도자료에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돼있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미국 측 자료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IRA가 촉진하게 될 친환경 분야에서 역사적 투자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미국의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고, (한미) 양국 정상은 양국이 공유하는 기후대응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한미 양국 기업들이 하게 될 중요한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적혀있다"고 소개했다.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기여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했다고 밝힌 반면, 백악관 보도자료에는 '중요한 역할'이라며 이 부분이 다소 추상적으로 명시돼 있다.
이에 정부 발표에 한국 정부의 기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당국자는 "양국 정상 간 (IRA)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던 만큼 지금까지 해왔던 외교적 노력을 다각적으로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IRA의 법안 적용과 관련, 일부에서는 지난 9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되면 IRA 법안 내용이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하원 선거의 최종 결과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국 내 산업을 중시하는 미국의 정책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중시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 전기차가 법안의 예외 적용을 받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