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2년 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추진하다 무산된 '서울항'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
서울시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2026년에는 인천항에 정박하는 대형 크루즈 승객들이 한강행 유럼선을 타고 여의도에 내려 서울을 관광하는 게 가능해진다"며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여의도에 서울항을 조성해 한강~서해~동북아를 잇는 서해뱃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3년부터 서울시는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을 정기운항하고,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서울항을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 9월, 서울시는 한강~경인아라뱃길 운항 재개를 앞두고 1000t급 선박의 통행을 위한 한강 갑문 인근 수역 수심을 3.5m로 확보하는 준설을 완료했다. 연내 이 구간의 유람선 시범 운항을 시작하고, 내년 정기운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에는 1000t급 유람선(길이 66m)이 정착할 수 있도록 현재 65m 규모인 여의도 선착장을 95m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현재 정착하지 못하고 회항하는 유람선이 정착할 수 있게 된다.
주목할 점은 오세훈 시장이 12년 전 시장 시절에도 이와 유사한 정책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당시 오 시장은 자신의 주요 사업인 '한강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서울항·서해뱃길 조성사업'을 진행했다. 경기 김포에서 서울 용산까지 대형 여객선이 운항할 수 있는 뱃길을 만들어 경인아라뱃길과 연계해 서울에서 곧바로 서해로 가는 뱃길을 잇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용산과 여의도 두 곳에 대형 여객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서울항을 만들겠다는 게 이 사업의 골자였다.
하지만 당시 서울시의회 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있었고, '무상급식 반대'로 시장직에서 내려온 오 시장 이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이 사업은 취소됐다. 박 시장에 이어 다시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오 시장이 또다시 이 사업을 추진하는 셈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서울항 조성사업'을 두고 "한강 물길을 통해 해외관광객을 유치하고, 한강수상교통체계를 확립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기대를 품고 있지만, 과거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할 때와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다"며 "오세훈 시장은 10여 년 전 서해로 가는 뱃길을 내겠다고 벌인 일련의 사업들이 어떤 후과를 몰고 왔는지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