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재차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평화로운 인도·태평양을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늘 열려 있으며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담대한 구상'에 따라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EAS는 역내 주요 안보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8개국이 회원국이다.
중국 리커창 총리,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비판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중 패권 경쟁에서 미국 측에 크게 다가선 행보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우리의 인태 전략이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자유로운 인도‧태평양을 지향한다"면서 "역내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핵심 가치가 존중되어야 하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관련해 "남중국해는 규칙 기반의 해양 질서를 수호하는 평화와 번영의 바다가 되어야 한다"면서 "유엔 해양법 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법 위반이자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 보전 및 정치적 독립이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인도적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미얀마 구테타 유혈 사태로 인한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미얀마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다시 꽃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구현하기 위해서 개방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역내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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