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오전 미사일 발사에 이어 오후에도 포 사격과 미사일 발사 등을 실시했다. 대규모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대한 대응 조치로 보이는데, 하루에 쏜 미사일만 20발이 넘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1시 27분경 북한이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내로 발사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포착했다"며 "이는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북한이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10분까지 지대공 미사일 등 6발을 동·서해상으로 추가발사한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동해상에 떨어진 미사일은 북한 선덕, 신포 일대에서 발사됐으며 서해상에 낙하한 미사일은 과일, 온천 일대에서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북한이 이날 하루 발사한 미사일만 최소 25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약 19발의 미사일을 동해와 서해로 발사했다. 이 중 1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공해에 떨어졌고, 남한이 여기에 대응해 NLL 북쪽 공해에 미사일 3발을 대응 발사하기도 했다.
합참은 이날 미사일 발사와 관련 "우리군은 오늘 오전 6시 51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정주시와 피현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한 미상 항적 4개를 포착하고, 감시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추적하고 있었으며, 이후 이를 분석한 결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평가했다"고 구체적인 사항을 설명했다.
이어 합참은 "이후 오전 8시 51분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하였으며, 이 중 1발은 NLL 이남 동해상에 탄착됐다"며 "이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이 NLL 이남 우리 영해에 근접하여 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합참은 "오전 9시 12분경부터 북한이 함경남도 낙원, 정평,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평안남도 온천, 화진리와 황해남도 과일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 등으로 추정되는 10여 발을 추가로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에 포 사격까지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군사 행동의 이유로 거론하고 있는 한미 연합 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오는 4일까지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북한군부 서열 1인자로 알려진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일 본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더 이상의 군사적객기와 도발을 용납할 수는 없다. 미국과 남조선의 광기를 띤 그 '군사놀이'와 도발적인 망언들이 중단되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며 군사 행동 강도를 높이고 있고, 남한도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사실상 합의를 위반하는 등 남북이 서로를 향해 군사 행동 수위를 높이면서, 천안함 및 연평도 이후 처음으로 양측 간 국지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또 이같은 충돌이 벌어지더라도 미중 간 대립 속에 이를 제지할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지적 충돌이 전면적 대결 양상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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