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시청 직원들의 회의공간으로 사용한다며 브리핑룸을 폐쇄한 태백시가 재생에너지 펀딩 회사에 무상 임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태백시에 따르면 태백시청 직원들의 회의공간이 필요하다며 브리핑룸을 10월 1일부터 폐쇄한다는 태백시의 일방적 통보에 따라 브리핑룸을 출입하던 태백시청 출입기자들은 황당해 하면서도 이에 협조했다.
이후 태백시는 브리핑룸에 ‘미팅룸’으로 명칭을 바꾼 뒤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하던 중 지난달 17일부터 태백 가덕산 2단계 풍력사업 주민참여 펀드투자를 맡은 민간회사에 미팅룸 공간을 무상 임대하고 있다.
태백 가덕산 2단계 풍력사업 주민참여 펀드투자 모집에 나선 ‘루트에너지’는 가덕산 1단계 풍력사업 주민참여 펀드 투자자 모집 당시에는 시내의 상가를 임대해 사용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트에너지’는 재생에너지 펀딩 전문 플렛폼 회사로 지역주민들이 보다 손쉽게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홍보를 하고 있지만 1.1%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순수 민간회사다.
루트에너지는 자사 홈페이지와 홍보 전단을 통해 ▲연 수익률 11% ▲투자기간 240개월 ▲상환방식은 만기일시 상환 ▲18세 이상 태백시민 1인당 최대 1000만 원 투자한도 ▲안정성이 확보된 상품 등을 홍보 중이다.
또한 루트에너지는 홍보전단에서 “가덕산 풍력사업 주민펀드 상품은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의 가덕산 2단계 풍력사업에 투자될 예정”이라며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은 2018.10.1. 지방출자출연법에 의하여 특수목적법인으로 설립된 강원도, 태백시의 공공기관”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렇지만 태백 가덕산 2단계 풍력사업 주민참여펀드 투자를 유치하는 루트에너지는 40억 원의 모집완료까지 수수료를 받고 투자 유치하는 역할을 할뿐 특수목적법인과 관련이 없는 민간회사다.
아울러 자사 홈페이지 하단에 “㈜루트에너지는 투자원금과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에게 있다”는 고지를 통해 투자손실 가능성을 회사가 책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리고 있다.
전직 시의원 A씨는 “펀딩회사는 강원도와 태백시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과 아무 관련이 없는 개인회사에 불과하다”며 “풍력에 심각한 고장이나 천재지변 등의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적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투자수익 11% 보장홍보는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B씨는 “태백시에 마련된 사무실을 민간 펀드회사가 사용하고 있으면 시민들이 태백시를 신뢰하듯이 풍력사업 펀드를 신뢰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자체 홍보를 하던 브리핑룸을 폐쇄한 뒤 민간 펀드회사에 무상 제공한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루트에너지 관계자는 “태백 가덕산 1단계 풍력사업 주민참여 펀드는 1인당 4000만원까지였으나 2단계는 제도가 바뀌어 1000만원으로 줄었다”며 “1단계 사업은 시내 사무실을 임대로 사용했는데 2단계는 태백시가 사무실을 무상 제공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태백시 관계자는 “부서별로 협의를 거쳐 루트에너지에 지난 10월 17일부터 11월 25일까지 한시적으로 사무실로 무상 사용하게 했다”며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가덕산 풍력사업 주민참여 펀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까지 루트에너지를 통해 태백 가덕산 2단계 풍력사업 주민펀드 참여한 태백시민은 약 50명에 투자금액은 5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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