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구요?"
20대 여성을 연쇄 성폭행한 일명 '수원 발발이' 박병화(40)가 31일 출소 후 주거지로 선택한 경기 화성시 봉답읍 원룸촌 인근 주민들은 귀를 의심했다.
이날 낮 2시께 박병화 주거지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주변에 배치된 경찰 병력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이곳에 입주한 사람이 성범죄자라는 사실에 놀라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5시께 청주교도소 문을 나온 박병화는 1시간 반 가량 지난 오전 6시30분께 이곳에 도착했다. 박씨는 교도소 출소 직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했다.
대학가 인근의 조용한 원룸촌이 박병화의 정착지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긴장감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오전 6시부터 배치된 2개 중대(약 180명) 경찰 병력은 그의 집 주변 경계에 돌입했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뉴스를 통해 박병화의 출소 후 거주지가 화성시라는 점은 확인했지만 "그게 여기냐?"면서 "세상에, 웬일이야"라고 탄식했다.
주민들이 경악하는 이유는 박씨의 거주지가 수원대학교 후문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원룸촌인데다, 2~3km 이내에 초·중학교 등 모두 6개 학교가 산재해 있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 박모씨는 "인근에 원룸이 200여개가 넘는다. 여대생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라며 "이게 말이 되는 거냐"고 분노감을 표시했다.
인근 상인은 "세상에 여대생들이 많은 원룸촌에 성범죄자가 이사 온다는게 행정적으로 말이 되는거냐"면서 "이곳은 저녁시간만 되면 인적이 뜸한데 앞으로는 더욱 적막한 동네로 변하겠네"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한편, 정명근 화성시장과 인근 주민들은 '화성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정 시장은 이날 오전 주민 등 50여명과 함께 봉담읍행정복지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탄스러운 일로 기자회견을 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며 "오늘 아침 법무부로부터 박병화 출소와 관련해 협의 요청이 왔다. 이후 사실내용을 확인해 보니 사전에 아무런 협의 없이 박병화가 화성으로 입주한 후였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법무부는 군사작전하듯 오늘 새벽 박병화를 화성시로 이주 조치하고 일방적으로 통지했다. 이는 화성시를 무사한 처사"라며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 화성시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박병화의 화성시 거주를 결사 반대하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지역사회의 큰 반발이 예상되는 일임에도 불구, 지자체와 어떠한 협의나 안전장치 없이 일방적인 졸속행정을 보이는 법무부에 대해서도 강력히 규탄한다"며 "아무리 거주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더라도, 연쇄 성폭행범과 이웃으로 지내야 하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국민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화성시와 경찰은 박씨의 재범 방지와 치안확보를 위해 관할 보호관찰소와 핫라인을 구성해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박씨 주거지 주변의 방범진단을 실시하고, CCTV도 확충할 계획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