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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9년 북미 평화협상이 실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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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2018~19년 북미 평화협상이 실패한 이유

[논단] 미국에겐 대중국 견제의 명분이 필요했다 ③

다음 글은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부산광역시 공동 주최로 26-27일 부산에서 열린 제 18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주제 : 한반도평화, 신냉전과 패권경쟁을 넘어)에서 발표된 이삼성 한림대 명예교수의 논문 '동아시아 대분단체제와 신냉전, 그리고 그 너머'의 세 번째 부분이다. 편집자

5. 제3국면이 동아시아 평화에 제기하는 세 가지 도전

이처럼 2020년대에 전개되는 동아시아 대분단체제 제3국면은 한편으로 서방-러시아 사이의 신냉전의 배경을 이루어주는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 동아시아에서 세 가지 차원에서 평화에 더 큰 도전을 제기한다. 이 세 위협은 모두 대분단에제의 기축관계의 긴장과 소분단체제의 긴장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면서 복합적으로, 그리고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1) 한반도 평화의 위기

첫째, 한반도 평화에 대한 위협이다. 동아시아 대분단체제 제3국면은 북한 핵무장이 완성된 시점에서 시작했다. 북한 핵무장 완성은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의 시기에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한국의 진보적 정부가 중국과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미국 트럼프행정부를 설득함으로써 남북 간에, 그리고 북미 간에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그 조건의 하나는 북한 핵무장 완성으로 적어도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북미 간의 '전략적 공포의 균형'이 조성된 사실에 있었다. 2018년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성하는 과정 속에서 북한 비핵화를 진행한다는 진전된 합의를 담았다. 그것은 평화협정 체제를 구성함으로써 그 틀 속에서 북미관계정상화와 북한 비핵화를 동시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북한 비핵화에 상응하는 미국의 대북한 안전보장을 교환하는 합의를 의회에 제출하여 상원의원 3분의 2의 동의를 받는 '조약'(a treaty)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당시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가 2018년 5월 24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명확히 밝혔다. 특히 메릴랜드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인 벤자민 카딘(Benjamin Cardin)과의 문답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에 의존하지 않아도 체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치에 관한 합의를 미 상원에 상정해 '조약'으로 만드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라고 명확히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협정을 조약 수준으로 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서 북한과의 협정은 '조약' 수준이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었다.1)

폼페이오의 이 청문회 증언은 그가 2018년 4월 초와 5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과 회담을 한 이후에 진행된 것이었다. 이 청문회가 열리기 전인 5월 중순,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과 부통령 마이크 펜스가 북한 핵문제에 대해 '리비아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미국을 맹비난했다.2) 북한의 고강도 반발에 대응하여 이 청문회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했다. 이 위기를 넘기는데 5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가진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24일 청문회에서 폼페이오는 북한의 대미 맹비난에 회담 취소로 대응하면서도, '조약' 수준의 평화협정 의지를 명확히 밝힘으로서 김정은과의 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26일 판문점에서 문재인-김정은의 두 번째 만남 자체도 그 연장선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요컨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분명 '조약' 수준의 평화협정 체제를 구성함으로써 북한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을 교환하는 틀을 마련한다는 데 대한 상호 이해에 근거해 진행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 공동선언의 내용도 북미관계 정상화를 포함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성을 먼저 밝히고 북한 비핵화 의무를 그 뒤에 배치했다. 북한 비핵화 완성 후에 미국의 대북 보상이 따를 것이라는 과거의 틀을 명확히 넘어선 텍스트였다.

하지만 공동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주도하는 가운데 북한에 대한 '푸짐한 선물'을 '북한 비핵화의 일정한 선행'을 조건으로 하는 전통적인 틀로 돌아섰다. 아직 북미관계 정상화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북한 김정은은 그해 9월 평양에서 9.19 남북군사합의에 응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에서 돌아온 2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평화협정은 북한 비핵화 완성 이후의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못박았다.3) 대신 정치적 상징성에 불과한 종전선언을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낼 계기로 대신하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뤘을 때 평화협정을 체결함과 동시에 북미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것이 우리가 '종전선언'을 생각하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그 개념에 공감한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고, 또 사실일 수가 없었다. 북한이 지난 수십 년간 반대해온 개념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이 발언은 문재인 정부가 평화협정에 관해 "선 비핵화"라는 종래의 패턴으로 도돌이표한 것처럼 보일 수 있게 했다. 평화협정이 들어서야 할 자리를 멀리 뒤로 미루고 그 대신 종전선언을 앞세우는 것처럼 보였다. 북한은 곧 입장을 밝혔다. 2018년 10월 2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공식 매체를 통해 "종전선언은 비핵화 흥정수단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4) 2019년 1월 1일 김정은의 신년사의 핵심은 결국 평화조약에 대한 요구라고 『뉴욕타임스』는 파악했다.5)

흔히 평화협정은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것이기에 한미 양국은 받아들일 수 없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평화협정 체결 후에 한미 양국이 결정할 문제로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문 대통령 본인이 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6) 김대중 대통령에 따르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평화협상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김정은은 평화협정 체제의 구성을 비핵화의 가장 근본적인 전제조건으로 인식하고, 그 실현을 위해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사고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평화협정체제 구성을 결코 오지 않을 먼 미래의 일로 사고할 이유는 크지 않았다.

2019년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북한의 안전보장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진지한 사전 협상이 없는 가운데 열렸다. 이 회담에서 트럼프의 입장은 회담 전 백악관에서 존 볼턴이 주재한 몇 차례에 걸친 사전 리허설대로 진행되었다.7) 김정은은 안전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에 관한 진지한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행을 약속할 수 없었고, 트럼프는 미국이 만족할 만한 북한의 비핵화 선행조치를 김정은이 약속하지 않는 한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가진 기존의 강력한 유엔 경제제재의 해제를 약속할 수 없었다. 북한 핵능력을 미래에 더 확장할 기반이 되는 영변 핵시설 등의 폐기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의 상당 부분 해제를 교환하는 '중간 빅딜'이 이 회담의 주요 논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회담이 볼턴이 리허설을 주도한 각본에 따라 진행되었다는 사실은, 미국은 자신이 만족하는 수준으로 북한이 핵무장을 완전히 포기할 의지와 선행적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북한에게 반대급부로 제공할 제도적 보장 장치들에 대해 어떤 진지한 대화도 준비해오지 않았음을 뜻했다. 중간 빅딜에 대한 합의를 평화협정의 형태로 양측의 이행을 공정하게 보장할 장치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그런 논의 대신에 미국이 준비해온 것은 영변 이외에 미국이 의심하는 추가적인 핵시설의 공개와 폐기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김정은은 한미동맹과 더 이상의 유의미한 협상 가능성에 대해 좌절감만 안은 채 평양으로 돌아갔다. 존 볼턴의 설명을 보면, 회담 끝자락에서 김정은은 북한 안보에 대한 어떤 법적 보장이 없고 외교관계도 정상화되지 않은 조건에서 북한이 추가적인 양보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불만을 토로한 후에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미 군함이 북한 영해를 침범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습니까"라고 물었다. 트럼프는 "나에게 전화해요"라고 답했다. 정상 간 대화는 그것이 끝이었다.8) 김정은은 후에 이 회담에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는데, 바로 이 문답도 그가 느낀 모욕감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귀국 항공편을 제안했지만, 김정은은 거절하고 중국대륙을 관통하는 자신의 열차를 타고 돌아갔다.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한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할 필수적인 조건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시작하는 시점에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북한의 안전보장의 제도적 조건, 즉 평화협정 체제를 구성해내는 협상이 진지하게 시작되는 것이었다. 즉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성에서 평화협정 협상은 그 과정의 결과나 중간역이 아니라 그 과정의 출발점이요 입구여야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물론 지난한 과정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이 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한 핵무장을 안심하고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더 쉬운 길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기만적인 연극에 불과할 것이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평화체제 구성의 출발점이자 입구로서 평화협정의 비전을 개발하지 못했다. 국내적으로 그리고 대미관계에서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지난한 평화협정 협상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에 단기간 효과를 가져올 묘책을 찾는 데 열중했다. 동시에 북핵에 대응할 군비증강에 역대 어떤 정권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군비증강에는 성공했으나, 남북관계는 얼어붙었고, 박근혜 정권 때 닫힌 개성공단은 다시 열지 못했으며, 6.15 남북정상회담 20주년을 기념할 때인 2020년 6월 16일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되었다.

'한반도의 봄'이 꽃을 피울 수 없었던 데에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시작된 대분단체제 기축관계의 제3국면의 특징, 즉 미국의 대중국 경제봉쇄 흐름이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김정은과의 실행가능성이 불투명한 평화협상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대중국 경제봉쇄를 실행할 명분과 그 동아시아적 조건이 더 필요했다. 존 볼턴의 국가안보실과 짐 매티스의 국방부는 북한이 언제 파기할지 모르는 평화협상을 위해 중국과 협력하기보다는, 중국의 부상을 억제할 방법을 찾는 데 더 부심했다. 그러한 미중 갈등 심화의 틈바구니에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통해서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제재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희망을 더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묵인받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북미간 평화협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북한은 핵무력 팽창의 길을 선택했다. 2022년 6월 출범한 한국의 보수 정부는 새삼 대북한 선제타격을 공언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해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9월 8일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해, 핵타격을 실행할 5대 조건을 법제화했다.9) 이로써 한미동맹의 선제타격론과 참수작전론, 그리고 빈번한 전략자산 전개가 빚어내는 군사적 긴장 상태가 북한의 핵공격을 유발하고, 그것이 미국의 핵사용으로 이어질 위험성은 더 명확해졌다. 그러한 사태는 계획적은 아니더라도 우발적, 혹은 오인이나 오판을 통해 언제든 촉발될 수 있다.10)

한반도의 소분단체제에서 평화체제의 꿈이 소멸한 시점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그랜드 쇼'에 대한 트럼프의 취향만을 만족시킨 채 끝나게 되는 2019년 초일 것이다. 북미간 두 번째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는 높았으나, 앞서 논의한대로 사실상 회담 실패가 예정되어 있던 그 2월의 첫날에 미국이 1987년 이후 32년간 유지해온 「중거리핵폐기협정」(INF Treaty)을 일방적으로 조건부 폐기선언하고,11) 그로부터 6개월 후인 8월 2일 그 협정의 완전 실효를 발표한 사실은 의미심장했다. 러시아의 협정 위반에 책임을 돌리면서 미 국방부는 중거리핵미사일 개발을 위해 2020년 예산에 1억 달러를 배정했다.12) 미국이 이 시점에서 협정 폐기를 결정하게 된 주된 동기는 러시아 자체보다는 동아태지역에서 미국의 해상패권 무력화를 위협하기에 이른 중국의 핵전력 성장과 그 다변화에 대한 대응이었다. 미국이 명분으로 삼은 러시아의 핵군비증강 역시 2000년대 들어 미국이 주도한 새 차원의 군비경쟁과 동아시아 대분단체제 제3국면의 전개를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한반도 소분단체제에서 피어오른 평화체제의 꿈은 그렇게 동아시아 대분단 기축관계라는 수레바퀴에 유린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2) 타이완해협의 위기

둘째, 타이완해협에서 평화에 대한 위협이다. 동아시아의 지정학에서 타이완은 21세기 미중 패권경쟁의 바로미터임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중국에게 타이완은 '핵심 영토적 주권의 존엄성' 문제로서 중국의 자기정체성 의식의 중심이 되어 있다. 미국에게 타이완은 자신이 21세기에도 태평양의 주인으로서 위상을 유지할 것인가의 바로미터이다.13)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의 강화, 그리고 타이완 민중의 독립 여론과 함께 심화한 타이완해협의 민족 내적 소분단체제의 긴장은 대분단 기축관계 긴장의 초점으로 부상해왔다.

미국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타이완해협에서의 미중 간 군사적 충돌 시나리오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2000년 시점에서 오한론과 로스 등은 중국이 타이완을 정복할 군사적 능력은 부족하지만, 그것이 곧 타이완해협에서 군사적 충돌 위험이 없다는 근거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타이완이 독립지향적 외교를 강화하면 미국은 이에 부응해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그럴수록 타이완은 독립 외교를 강화하고 중국은 군사행동을 불사할 것이며, 이로써 미중 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았다.14) 2004년 시점에서 마이클 글로스니 등은 중국의 더 증대된 해군력을 주목했다. 그리고 타이완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미국 개입을 무릅쓰고 군사행동을 강행할 것이며, 미국도 결국 개입할 것이 확실하다고 지적했다.15)

미국이 타이완을 군사적으로 방어할 것인가에 대해 미국의 태도는 대체로 '전략적 모호성'으로 정의되어 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은 전략적 명료성(strategic clarity)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여왔다.16) 이 추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봉쇄정책을 본격화한 대분단체제 제3국면에서 더욱 분명해졌다. 그 대표적인 움직임이 2022년 6월 16일 민주당 상원의원 로버트 메넨데즈(Robert Menendez)가 발의하여 미 의회가 심의하고 있는 '2022 타이완정책법안'(The Taiwan Policy Act of 2022)이다. 이 법의 전문(前文)은 "타이완의 안보를 증진하고, 지역 안정을 확보하며, 타이완에 대한 중화인민공화국의 침략을 억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이 타이완에 적대적 행동을 할 경우 중국에 "강력한 제재"(severe sanctions)를 가할 것을 경고했다. 이 법의 본문은 타이완의 민주정부를 "타이완 인민의 합법적 대표자"로 정의하고, 미국과 타이완의 "강화된 방위 동반자관계"를 규정했다. 또한 타이완을 "주요 비(非)나토 동맹국"(a major non-NATO ally)으로 지정했다.17)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이 법은 향후 4년간 타이완에 45억 달러 규모의 방위능력 증강을 지원하도록 했다. 의회가 이 법을 심의하는 가운데, 2022년 8월 초, 미 의회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의원은 중국의 강력한 반대와 무력시위가 예상됨을 무릅쓰고 타이완을 공식 방문했다.18) 또한 8월 17일 미국은 가을부터 타이완과 공식적인 무역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19) 1979년의 「타이완 관계법」을 강화하는 의미를 갖는 이 법안은 2022년 9월 14일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백악관과 의회 모두에서 이 법이 초래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어서 장차 법으로 확정될지는 미지수이다. 이들은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전략적 명료성'으로 고착시킬 것을 우려한다.20) 비록 이것이 최종적인 법으로 확정되지는 않는 경우에도 분명한 것은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태도가 좀 더 개입주의적 방향을 향하고 있으며, 그것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봉쇄정책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간 중국은 타이완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이 격화할 때마다,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도발하기보다는 미국이 아닌 타이완을 '처벌'하면서 미국과 일본에 경고해 왔다.21) 미국 역시 1995-96년 타이완해협 제1차 미사일 위기 때 항모 전단을 타이완 해협 가까이 배치했던 것과는 달리 2022년 8월 초 펠로시의 타이완 방문으로 촉발된 제2차 미사일위기 때는 비교적 멀리에서 지켜보는 데 그침으로써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22) 문제는, 스티븐 골드스타인(Steven Goldstein)의 지적대로, 미중 양측이 "상호 도발의 나선(螺線)에 빠질 때, 추상적 위협도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23) 현재 타이완해협에서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반드시 중국의 직접적인 타이완 침공보다는, 상호 도발적 언행이 군사적 행동으로 연결되면서 그것들이 우발적 사건이나 오산(miscalculation)을 불러일으켜 중국과 타이완, 중국과 미국 사이의 군사적 충돌로 발전하는 상황이다.24) 그것은 곧 타이완해협뿐 아니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포함한 동아시아 대분단선의 요충지들에서 중국과 미일동맹 사이의 패권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결과는 최소한 미국이 지키고자 했던 타이완의 초토화가 될 것이며,25) 한반도도 그와 같은 운명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3) 제1차 세계대전 전야의 유럽과 2020년대의 동아시아

2022년 가을, 오늘의 동아시아는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을 앞에 두고 있던 유럽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적어도 다섯 가지 점에서 그렇다.

첫째, 지역질서가 경직적으로 양극화된 군사동맹체제로 굳어지면서 무제한적인 군비경쟁이진행된다는 점이다. 크리스토퍼 클라크가 제1차 세계대전의 전제조건이라고 지적한 "유럽 지정학 체제의 양극화"(polarization of Europe's geopolitical system)도 같은 맥락을 가리킨다.26) 오늘날 동아시아 대분단체제 제3국면에서 미국은 일본과의 동맹을 기반으로, 한국, 타이완, 필리핀 등 동아시아 동맹국들에게 '경제안보'를 앞세우며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럼으로 인해서 더욱 심화되는 대분단 기축관계의 긴장과 소분단체제의 가중되는 긴장 속에서 한국과 타이완은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 매달리고 있다. 그래서 이미 경직된 양극적 동맹체제가 더 경직화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클라크가 지적했듯이, 경직된 동맹체제는 그 밖에 있는 타자에 대한 적의를 체계적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공유하며 유포하는 메카니즘이 된다. 1차대전 전야 독일에 적대하는 동맹체제가 그랬다.27) 오늘의 동아시아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중심에 있는 동맹네트워크 또한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다.

둘째, 영국과 프랑스가 양극적 동맹체제에 의존하여 독일을 상대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졌던 것처럼, 지금 동아시아에서 미일동맹도 과거 독일처럼 급속 성장하는 중국을 상대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개념틀에서는 전쟁의 도발자는 흔히 기존 패권자가 되기 쉽다. 그러나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제1차 대전의 도발자였던 독일은 자신을 포위한 동맹체제로 인해서 자신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정점을 지나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두려움에서 자신이 더 약화되기 전에 무력 사용의 유혹에 빠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28)

셋째, 지역질서의 권력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주변부 사회들이 권력중심들의 패권경쟁과 지정학적 긴장의 한 가운데 놓여서 화약고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20세기 초 유럽의 발칸이 그러했다. 오늘날 한반도와 타이완해협은 동아시아의 발칸들이다. 좀 다른 것은 과거의 발칸이 지정학적 화약고에 불과했다면 지금의 한국과 타이완해협은 그 자신들이 말 그대로의 엄청난 화약들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20세기 초의 세계는 세계화와 경제통합으로 경제적 상호의존이 발전한 상태였다. 그런 가운데 곧 전쟁 상대들이 되는 영국과 독일은 서로에게 1위 내지 2위의 무역 상대국이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 시기에 세계가 서서히 보호주의 장벽을 쌓아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칼 폴라니가 일찍이 그 점을 지적했다.29)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이탈리아는 1차 대전 직전 곡물에 대해 40퍼센트의 관세를 매겼다.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많은 정부들은 국내 산업에 대해 일정한 보호막을 쳤다.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오세아니아 국가들의 보호무역 수준은 특히 높았다.30) 요컨대 제1차 세계대전 전야의 세계는 세계화에서 후퇴하여 반세계화 추세를 보이며, 자유무역과 함께 국제주의는 쇠퇴하고 자국중심주의가 발전하는 양상이었다. 그 점이 2020년대의 세계, 특히 G2가 대치하는 동아시아 대분단체제의 양상과 닮음꼴이다.

다섯째, 양극화된 군사동맹체제와 무제한적 군비경쟁에 몰두하면서도 세계화 시대의 국가들은 그들 간의 경제적 상호의존이 전쟁을 막고 국제평화의 방패막이가 된다는 낙관론을 견지하곤 한다. 일본의 경제학자 시바야마 게이타(柴山桂太)는 1차 대전을 앞둔 시기에 유럽의 많은 지식인들은 그러한 낙관론을 유지했고, 그런 관점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주목했다. 1910년 출간되어 나중에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영국 언론인 노먼 에인절(Norman Angell)의 저서 『거대한 환상』은 "나라들 간의 무역의존도가 평화를 지켜준다"는 '자본주의 평화론'을 제시했다. 금융관계자들은 리스크에 민감하기 마련이지만, 제1차 세계대전 전야에 세계 채권 시장에 큰 소동이 없었다. 전쟁이라는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1999년 출간된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도 "맥도날드가 있는 곳에 전쟁은 없다"는 가설을 제시했는데, 역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31)

20세기 초의 유럽에서도 오늘의 동아시아에서도 나라들은 적대적 동맹체제와 군비경쟁을 추구하면서도 시바야마씨가 주목한 것처럼 경제적 상호의존 덕분에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착시에 빠져있다. 나라들은 군사적 긴장을 줄이고 전쟁의 위험성을 덜기 위한 노력에 투자하지 않고, 더 강력한 '미래지향적' 군비경쟁에 탐닉하고 있다. 양극적 군사동맹체제는 각 진영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동맹 밖의 타자들과의 소통을 동맹에 대한 배신으로 규정한다. 대신 동맹 내부의 단합대회에 집중한다. 주로 그렇게 전쟁과 그 피해의 공포로부터 자유를 추구한다.

*주석 

1) Testimony of Mike Pompeo, US Secretary of State, before Senate Foreign Relations Committee, May 24, 2018. Uploaded on YouTube by the Washington Post.

2) Megan Specia and David E. Sanger, “How the ‘Libya Model’ Became a Sticking Point in North Korea Nuclear Talks,” The New York Times, May 16, 2018.

3) KBS 생중계, 2018.9.20; 하수영 기자, 「文대통령 "평화협정 체결, 완전한 비핵화한 뒤 가능」, 『뉴스핌』, 2018.9.20; 김성진·김지현·홍지은 기자, 「文대통령 "트럼프와 연내 종전선언 논의“: "평화협정, 완전한 비핵화 이뤄지는 최종단계서 진행"」, 『뉴시스』, 2018.9.20.

4) The Associated Press, “North Korea says peace declaration not a nuclear bargaining chip,” The Asahi Shimbun, October 2, 2018.

5) David E. Sanger, “Kim and Trump Back at Square: If U.S. Keeps Sanctions, North Will Keep Its Nuclear Program,” The New York Times, January 1, 2019.

6) KBS 생중계, 2018.9.20; 김성진·김지현·홍지은 기자, 2018.9.20.; 하수영, 2018.9.20.

7) 하노이회담은 회담 중간에 볼턴이 갑자기 끼어들어 훼방을 놓는 바람에 깨진 것이 아니었다. 트럼프의 “그냥 걸어나오기”는 적어도 회담 보름 전부터 잘 준비된 예행연습의 결과였다. 볼턴은 사전에 트럼프에게 세 차례의 브리핑을 했다. 2월 12일, 15일, 그리고 21일이었다. 이 브리핑들의 핵심은 트럼프 행정부 안의 근본주의적 현실주의자들이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트럼프를 회담장에서 걸어나오게 만들기 위한 ‘걸어나오기 예행연습’이었다. 볼턴 자신의 평가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 예행연습에서 모범적인 학생이었다(John Bolton, 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 New York: Simon & Schuster, 2020, pp.321-323; 이삼성, 「한반도 정전체제의 동아시아적 맥락과 평화체제 전환의 요건」,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주최 국제학술대회 『끝나지 않은 전쟁』, 2020.11.12., 자료집 p.210).

8) Bolton, The Room Where It Happened, pp.328-329.

9) 북한이 밝힌 핵사용 5대 조건은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육무기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와 함께 “국가 지도부와 핵무력 지휘기구에 대한 핵 및 비핵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참수작전 임박 징후에도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얘기다(정인환, 「북, 왜 핵무기 매뉴얼 5가지 못박았나…“억지력 키우려는 듯”」, 『한겨레』, 2022.9.12).

10) 2022년 9월 말 한미일 3국은 동해에서 ‘바다의 군사기지’로 불리는 미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를 앞세워 합동훈련을 했다. 북한은 연일 초음속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다. 같은 시기에 미국이 보유한 최첨단 스텔스전함 ‘줌월트’ 3척 중의 한 척이 일본 요코스카항에 배치되었다(Brad Lendon, “US Navy sends its most advanced surface warship to east Asia,” CNN, September 27, 2022). 미국은 1970년대 후반부터 오키나와와 한반도의 전술핵무기들을 줄이는 대신 핵추진 잠수함(SSBN)들에 핵무기를 탑재하여 한국의 진해항 등을 방문하기 시작했다(이삼성, 2018, pp.179-181).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핵태세검토』(Nuclear Posture Review: NPR)를 통해 동맹국과 동반자국가들을 위한 안보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더욱 강조했다. 저용량 핵탄두를 적극 개발하여 F-35를 비롯한 핵무기 탑재 가능한 스텔스 전투기들과 토마호크와 같은 해상발사 순항미사일(SLCM)에 장착해 활용한다는 정책을 밝힌 바 있다(이삼성, 2018, pp.402-408). 바로 그해 여름부터 미국 전략사령부는 전함 줌월트에도 그 핵무기들을 장착할 계획을 밝혔었다(Franz-Stefan Gady, “Will the US Navy’s High-Tech Destroyer Be Armed With Nuke Cruise Missiles?“ The Diplomat, February 28, 2018). 윤석열 정부는 10월 1일 국군의 날 참수부대원들의 무술시험 공연을 지상파 방송에 공개했다. 북한은 10월 4일 일본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지는 사정거리 4,500km의 IRBM을 발사했다.

11) David E. Sanger and William J. Broad, “U.S. Suspends Nuclear Arms Control Treaty With Russia,” The New York Times, February 1, 2019.

12) Shannon Bugos, “U.S. Completes INF Treaty Withdrawal,” ARMS CONTROL TODAY, September 2019.

13) Brendan Green and Caitlin Talmadge, “The Consequences of Conquest: Why Indo-Pacific Power Hinges on Taiwan,” Foreign Affairs, July/August, 2022.

14) Michael O’Hanlon, “Why China Cannot Conquer Taiwan,” International Security, Vol.25, No.2 (Fall 2000); Robert Ross, “The 1995-96 Taiwan Strait Confrontation: Coercion, Credibitlity, and the Use of Force,” International Security, Vol.25, No.2 (Fall 2000); 이삼성, 2006, p.14.

15) Michael A. Glosny, “Strangulation from the Sea? A PRC Submarine Blockade of Taiwan,” International Security, Vol.28, No.4(Sping 2004); William Murray and Lyle Goldstein, “Undersea Dragons: China’s Maturing Submarine Force,” International Security, Vol.28, No.4(Spring 2004); 이삼성, 2007, p.13.

16) 미국 의회가 1979년 통과시킨 ‘타이완관계법’은 “중화민국이 충분한 자위능력을 갖도록 방어적 무기를 제공할 것”이며, “미국은 타이완의 안보를 위협하는 무력이나 강제력의 사용을 저지하기 위한 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명기했다. 2001년 부시행정부가 펴낸 “4개년 방위검토‘(QDR 2001)는 미국의 중대이익이 걸린 4개 지역의 하나로 ‘동아시아 연해국’(沿海國) 개념을 제시했는데, 그 개념은 타이완을 포함한다는 미 전략가들의 해석이 따랐다(이삼성, 2007, pp.12-14).

17) “The Taiwan Policy Act of 2022,” (Taiwan ASSURE Acthttps://www.congress.gov).

18) 중국 외교부장 왕이의 발언, “王毅:坚决抵制美方的公然挑衅和政治赌博,” 『人民网-人民日报』, 2022年8月5日.

19) ‘미국-타이완 무역 이니셔티브’(US-Taiwan Trade Initiative)는 타이베이에 설치되어 비공식적인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해온 「미국 연구소」(American Institute)가 진행할 예정이다. Ana Swanson, “U.S. to Begin Formal Trade Talks With Taiwan,” The New York Times, Aug. 17, 2022.

20) Andrew Desiderio, “U.S.-Taiwan bill sails through Senate panel despite White House misgivings,” POLITICO, 9/14/2022.

21) Ben Dooley, “With 5 Missiles, China Sends Stark Signal to Japan and U.S. on Taiwan,” The New York Times, August 4, 2022.

22) 1996년 제1차 미사일위기 때 클린턴 행정부는 타이완 해협 가까이에 핵항모 전단을 파견했다. 2022년 8월 미국은 핵항모 로널드레이건호(U.S.S. Ronald Reagan)를 타이완해협에서 거리를 둔 채로 항구에 머물게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01년 미국의 P-3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중국 남해안에서 충돌한 것과 같은 사태 재발을 막고자 했으며, 오산으로 인한 우발적 확전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 알려졌다(Jane Perlez et al., “China Sends Ships and Planes Toward Taiwan, Defying Rising Criticism,” The New York Times, Aug. 4, 2022). 2010년을 전후한 시기로부터 동아태 해상패권과 군사력 균형에 변화가 왔다는 미국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23) Marc Santora and Steven Erlanger, “Taiwan and Ukraine: Two crises, 5,000 miles apart, are linked in complex ways,” The New York Times, Aug. 3, 2022.

24) Bonny Lin and David Sacks, “How to Prevent an Accidental War Over Taiwan: Beijing and Taipei Are One Blunder Away From Open Conflict,” Foreign Affairs, October 12, 2021.

25) Chris Buckley et al., “How China Could Choke Taiwan,” The New York Times, Aug. 25, 2022.

26) Christopher Clark, The Sleepwalkers: How Europe Went to War in 1914, New York: HarperCollins, 2013, p.123.

27) Clark, 2013, p.159.

28) Dale C. Copeland, Economic Interdependence and War,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5, 2015, p.123.

29) Karl Polanyi, The Great Transformation: The Political and Economic Origins of Our Time, Boston: Beacon Press, 1957(1944), pp.116-122.

30) Frieden, 2006, pp.41-42.

31) 시바야마 게이타(柴山桂太) 지음, 전형배 옮김, 『조용한 대공황: 앞으로 20년,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남기』, 동아시아, 2013, pp.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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