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조 실장이 국정원에는 아무런 통지 없이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을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26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국정원에 대한 오전 감사를 마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장이 어제(25일 오후) 8시~9시 사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유선 통보를 직접 받았고 (조 실장은) 면직처리 됐다"라고 말했다.
조 실장의 사의 표명 이유에 대해 유 의원은 "면직 사유는 일신상의 이유로 파악됐고 구체적인 이유는 국정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조상준 실장이 직접 (김기현 국정)원장에게 사의 표명한 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사임 이유와 관련해 국정원은 밝힐 수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이후 감사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 출신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사이며, 지난 6월 국정원의 예산, 조직, 인사를 총괄하는 2인자 자리인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됐다.
그랬던 그가 임명된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감사 전날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국정원 국정감사장에서는 그 이유와 이후 면직 처리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윤건영 의원은 "면직에 검증 과정 등 재직 시기 여러 문제 없었는지, 검증 과정을 거쳤는지 등에 대한 질의가 있었고 국정원은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상범 의원은 "국정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에 대해 직업 공무원과는 달리 처리한다는 판단을 했고 직업공무원처럼 구체적인 각 기관별 징계사유 등은 통상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의 윤 대통령 측근이 기존 국정원 직원들과 갈등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인사 문제로 원장과 충돌한다는 등 풍문은 들었지만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사의가 수리된다면 검찰논리로 국정원을 재단하는 분 보다는 국민과 국정원의 시각으로 국정원을 개혁하고 발전시킬 국정원 내부 인사가 승진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감사에서는 지난 2020년 북한에서 사살된 서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한 질의도 있었다. 윤 의원은 "서해 피격공무원 사건에 대해 국정원은 주요 정보를 SI 첩보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며 "(첩보에) 월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합동참모본부의 발표 51분 전에 해당 공무원의 표류 사실을 확인했다는 감사원의 보도자료에 대해 유 의원은 "국정원도 합참 정보 받아서 확인했고 51분 전에 먼저 파악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감사원의 착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 내 보조금 지급을 철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유 의원은 "국정원이 사전에 IRA 동향에 대해 파악했는지에 대한 질의가 있었고 국정원은 미국에서 법이 통과되기 전에 내용을 파악했고 관계부처에 파악한 내용을 전파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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