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상자위대 창설 제70주년 관함식 참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 관계 개선을 외교 정책의 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참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일본에서 주최하는 관함식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냐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의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국민 여론 등을 보고 관계 기관의 협의를 통해 종합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일본 해상자위대는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11월 개최하는 국제 관함식에 한국을 포함해 서태평양 지역 우방국의 해군을 초청했다.
관함식은 대표적인 해군의 '군사외교' 행사로, 국가적으로 주요한 기념을 해야 할 때 활용된다. 한국에는 1998년 정부수립 및 건군 50주년, 2008년에는 건군 60주년, 2018년에는 건국 및 건군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에 일본 정부의 관함식 역시 이같은 '기념'의 맥락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문제는 해상자위대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해상자위대기로 사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관련하여 윤석열 정부의 군 당국은 욱일기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군기이고 한국군이 참가하는 환태평양 훈련(림팩)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다면서, 욱일기를 이유로 관함식에 불참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사훈련과 관함식은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응해 온 전례가 있다. 지난 2018년 한국이 개최한 관함식에서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일본 측에 해상자위대기인 욱일기를 내려달라고 요구했고, 여기에 반발한 일본이 참석하지 않은 바 있다.
다만 최근 일본과 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살려 가려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관함식 참석 문제로 불필요한 갈등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은 강제동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질문에 "일본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이종호 해군 참모총장 역시 지난 21일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관함식이 진행되는 시기에 일본에 출장을 간다고 답해 사실상 내부적으로는 관함식 참가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편 지난 6일 한미일 3국이 동해에서 연합 훈련을 진행한 것과 관련, 일본에 함께하자고 제안한 주체가 누구냐는 윤후덕 의원의 질문에 이 장관은 "미측이 미 항모가 한반도 인근에 있으니 한미일이 같이 (훈련을) 하자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요청이 있었으니 어쩔 수 없이 같이 훈련을 하게 된 것이냐는 윤 의원의 지적에 이 장관은 "어쩔 수 없이 동의한 것이 아니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있으니까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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