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빵공장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SPC그룹의 다른 계열사 공장에서 노동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또 발생한 가운데, 시민단체는 SPC가 자정능력을 잃었다며 "근본적인 경영방침의 전환"을 촉구했다.
70여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자정능력이 미흡한 기업과 최고경영자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민의 적극적인 개입과 행동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동행동은 2017년 SPC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 이루어진 사회적 합의를 검증하고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전문가, 노동자 등이 모인 조직이다.
앞서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의 SPL 빵 반죽 공장에서는 2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소스 배합기 기계에 끼여 숨진 가운데, 이후 8일 만인 23일에는 SPC의 또 다른 계열사 공장에서 40대 노동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허영인 SPC 회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도록 하겠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곧바로 사고가 또 발생한 셈이다. (☞관련기사 : 불매운동 확산하자 부랴부랴 … SPC 회장 "국민 심려끼쳐 죄송")
공동행동은 "허영인 회장의 사과가 진정성을 가졌다면, 내부에서 '생산 차질이 있더라도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작업에 임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라는 정도의 전언은 있어야 했다"며 "그러나 사고 수습이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사고 현장을 흰 천으로 가리고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강요한 것이 SPC의 본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의 제보에 따르면 SPC는 노동부로부터 작업 중지 명령을 받은 평택공장 노동자 일부를 대구공장으로 옮겨서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쯤 되면 이 기업과 허영인 회장의 '모면하기와 거짓'은 늘 있었던 일이라고까지 여겨진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실상이 이런데도 "대국민 사과와 3년간 1000억 원의 자금을 들여서 노동안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SPC의 일방적인 발표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이제까지 행태를 보면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안전종합대책이 완료되었다는 일방적인 선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될 뿐"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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