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사격을 주고 받던 남북이 이제는 해상에서도 부딪히고 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이후 또 다시 서해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4일 "오늘 오전 3시 42분께 서해 백령도 서북방(약 27㎞)에서 북한 상선(선박명 무포호) 1척이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 통신 및 경고사격으로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경고사격을 받은 뒤 NLL 이북으로 물러났다. 군 당국은 해당 선박에 대해 단순한 월선이 아닌 NLL을 침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구체적 경위를 파악중에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이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발표'를 통해 "새벽 3시 50분경 남조선(남한) 괴뢰 해군 2함대소속 호위함이 불명 선박 단속을 구실로 백령도 서북쪽 20km 해상에서 아군 해상 군사분계선을 2.5 ~ 5km 침범하여 '경고사격'을 하는 해상적정이 제기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서부전선 해안방어 부대들에 감시 및 대응태세를 철저히 갖출데 대한 지시를 하달하고 5시 15분 해상적정 발생수역 부근에서 10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하여 적함선을 강력히 구축하기 위한 초기대응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며 "24일 5시 15분 룡연군 일대에서 사격방위 270°방향으로 10발의 위협경고사격을 가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의 방사포 사격에 대해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NLL을 침범한 북한 상선에 대한 우리 군의 정상적인 작전 조치에 대해 북한이 방사포 사격을 실시한 것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자 도발"이라며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적반하장의 억지 주장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에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최근에 지상전선에서의 포사격도발과 확성기 도발에 이어 해상침범도발까지 감행하고 있는 적들에게 다시 한 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혀 확성기 사용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확성기 사용은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실상 중단됐다. 당시 양측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대북 전단 문제를 구실로 북한은 그해 6월 21일부터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하는 작업에 나섰다. 북한은 당시 최소 30여 곳에 확성기를 재설치했으나 사흘만인 24일 모두 철거했다.
확성기를 사용해 상대에 대해 적대적인 방송을 하는 행위는 남북관계 정세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지난 1963년 처음 등장한 확성기는 이후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로 방송을 목적으로 한 사용이 중단됐고 해당 시설도 철거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면서 확성기가 다시 설치됐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확성기 방송이 재개됐다.
포 사격과 해상에서의 침범 행위에 이어 확성기 방송까지 재개될 기미를 보이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고조 및 충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