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 준공 이후 수년째 입점조차 하지 못했던 롯데마트가 건물이 철거되고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5년 8월, 포항시의 롯데마트 입점 불가 결정 이후 8년 만이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디에스디엔씨는 두호동 롯데마트 건물에 지하 4층, 지상 49층, 공동주택 711세대, 오피스텔 40실 등을 건립한다. 연면적 16만8469㎡(5만962평), 건축면적 7405㎡(2240평)규모다.
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교통평가위원회 심의, 건축물안전평가, 경북도 건축위원회심의 등의 절차를 거친다. 현재 교통영향평가가 진행 중으로 최종 승인까지는 1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포항시는 롯데마트 입점불가 결정 후 수년 동안 아무런 대책 없이 전전긍긍하며,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주상복합 아파트로 명분과 실익을 모두 잃은 꼴이 됐다.
부동산 전문가 A 씨는 “포항지역은 최근 2년간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사태가 심각하다"며 "부동산 침체 위기설에 돌고 있는 상황인데 포항시가 또 다시 주상복합 아파트를 계획 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며 미분양 사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롯데마트 포항점은 지난 2011년 4월 지하 3층, 지상 30층 규모의 특급호텔과 대형마트로 건축허가를 받았다가, 2012년 11월 지하 3층, 지상 16층으로 축소했다.
또한 당시 건축허가 변경을 두고 포항지역 상인연합회는 롯데마트를 입점시키려는 꼼수로 판단하고 강력히 비판했다.
롯데마트는 2013년 2월, 6월, 12월 3차에 걸쳐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 신청을 했지만, 포항시는 유통산업발전법 제8조 제2항 및 포항시 관련조례에 의거 대규모 점포 입점 시, 시의 전통시장 보존이 현저히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반려 처분했다.
이에 롯데마트 측은 포항시를 상대로 2013년 8월 행정심판, 12월에 대구지방법원에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모두 패소했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2014년 9월에 대구고등법원에 항소하자 지역 상인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파문이 일자 포항시는 2015년 8월 유통업 상생발전위원회(위원장 부시장)을 열고 마트입점에 따른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피해, 소비자 선택권 등에 대해 토론을 거쳐 참석위원 9명 중 7명이 ‘등록반려의견’으로 두호동 롯데마트 입점을 최종 불허했다.
포항시의 두호동 롯데마트 입점 최종 불허에 시장상인들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잘한 결정"이라는 평가와 젊은 소비자 층과 마트 인근 주민들은 "포항시가 소비자 선택권을 무시한 결정이다"라는 비판 여론이 팽팽했다.
시행사 측은 2년여 동안 복합상가호텔 건립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PF자금 880억 원에 대한 채권만기일이 도래하면서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민 A 씨는 "당시 포항시의 롯데마트 입점불가 결정은 향후 수도권 투자자들의 포항지역에 대한 투자 기피로 이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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