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의 중요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의 여성 관리직 인원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여수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은 농업경영체 경영주나 농협 조합원 중에서 여성 비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농업인의 자주적 협동조직인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에서 일하는 여성 상위 관리직은 전체 1~2%의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5일 주 의원이 입수한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2020년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농가인구 231만 4천명 중에서 여성은 50.2%인 116만 1천명을 기록해 2015년 조사(50.8%)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 농가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가 인구 외에 농업경영체 등록 현황을 살펴봐도 농업 분야에서 여성농업인의 위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2015년 전체 농업경영체 경영주 중에서 여성 비율은 24.9%에 그쳤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하면서 2021년에는 전체 농업경영체 176만 2,530건 중 29.1%인 51만 2,375건을 여성농업인이 경영주로 등록했다.
2015년 전체 농협조합원의 30.8%였던 여성 비율도 2022년 8월을 기준으로 전체 조합원 211만 3,437명 중 여성 조합원이 71만 6,357명으로 33.9%를 기록하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농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역할이 나날이 증대되고 성평등 사회가 시대적 흐름이 된 지 오래지만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의 상위(M급) 관리자 현황을 보면 농협 조직에는 여전히 견고한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주철현 의원실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의 실장이나 부장, 지역본부장 등을 맡고 있는 M급 관리자 128명 중에서 여성은 전체의 2.3%인 단 3명뿐이다. 그나마 2019년까지 2명에서 작년에 4명까지 늘었다가 올해 다시 3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농산물 생산, 유통, 가공, 판매에 필요한 14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농협경제지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2020년에는 전체 M급 관리자 79명 중에 여성이 전무했고, 올해는 전체 97명 중에 여성은 단 1명뿐이다.
M급 바로 아래인 3급 관리직의 여성 비율은 올해 8월 기준으로 농협중앙회가 15.1%, 농협경제지주가 5.5%고, 4급 여성 비율은 농협중앙회가 27%, 농협경제지주가 9.8%다. 3~4급 관리직의 여성 비율도 높다고 할 수 없지만, 전체 1~2%에 불과한 M급과 비교하면 여성 직원들이 상위 관리직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여성농업인의 위상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정작 농업인의 협동조직인 농협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들의 승진 차별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농협에 대해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유리천장’을 혁파할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