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을 위해 업체와 체결한 계약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사저 공사와 관련한 수의계약 문제가 논란이 된 가운데 청와대 개방도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이 나왔다.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청와대 개방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 22건 중 91%인 20건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수의계약으로 지출된 예산은 총 50억3900만 원이다. 전체 계약금액 71억 9700만 원의 70% 수준이다. 수의계약은 지난 5월 문체부가 '청와대 개방 열린음악회'를 이틀 앞둔 시점과 문화재청이 청와대 국민개방 운영사업으로 96억 7000만 원의 예비비를 배정받은 때를 기점으로 집중적으로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 건 중에는 실제 계약일 이전에 과업에 착수한 사례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재수 의원은 "이는 국가계약법에 규정된 계약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계약 질서 위반 행위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국가계약법'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은 원칙적으로 일반 경쟁에 부쳐야 한다. 다만 계약의 목적과 성질 등을 고려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전재수 의원실이 분석한 데 따르면 전체 수의계약 금액의 95%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제1항 제1호 가목'을 사유로 체결됐다. 해당 조항은 '천재지변, 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 작전상의 병력 이동, 긴급한 행사, 비상 재해 등'을 수의계약 사유로 규정한다. 예외적인 수의계약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전재수 의원은 "청와대 개방이 어떠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모호하다"고 지적하며 "'천재지변 등'의 긴급한 사유로 수의계약을 맺을 경우, 지정 1인 업체에 대한 견적서만으로도 계약 체결이 가능해 업체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저해되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청와대 졸속개방이 졸속 계약과 집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간 청와대 개방과 활용을 위해 집행된 예산이 적법하게 쓰였는지, 내년도 예산은 적절하게 편성된 것인지 꼼꼼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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