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의학(性差醫學)이란 생물학적 여성, 남성 사이에 존재하는 의학적 차이를 연구하는 의학으로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남성과 여성은 성 호르몬이 다르고 근육과 피하지방의 분포 또한 확연히 다르다.
남성은 16세부터 근육이 생기지만 여성은 14세부터 몸에 지방을 저장하게 되고 한 달에 한번 씩 생리를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같은 질병이라 하더라도 남녀사이에 증상이 같을 수 없고 같은 약을 써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성차의학이 추구하는 바는 남여의 차이를 밝혀 질병을 예방하고 진단하여 치료하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성차의학은 생물학적인 몸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젠더’ 측면도 고려한다.
여성을 둘러싼 사회 문화 환경이 여러 질병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날 인간의 게놈 지도가 완성되자 의학계와 과학계는 인간의 모든 병을 파악하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개인의 유전자를 파악하여 그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있을 테니 암, 당뇨, 고혈압, 비만, 심장병 등으로 고통 받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유전자 지도는 손에 넣었지만 인간은 이해하기 더 어렵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았을 뿐이다.
이런 오류는 인간을 하나의 물건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육체와 정신이 묘합(妙合)된 신비스러운 존재인 것을 간과한 것이다.
정신을 배제한 인간의 몸은 하나의 기계에 불과 한 것이다. 하물며 인간 하나를 놓고 보아도 이럴 진데 남성과 여성을 하나로 보는 것도 또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한의학 특히 사상의학이 있어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의 몸을 네 가지 체질로 분류하고 체질의 차이에 의한 애노희락(哀怒喜樂)의 감정에 의하여 병이 되는 관계를 주장하여 살펴서 실제 임상에 응용하고 있다.
“태양인은 슬픔이 극에 달하여 그치지 못하면 분노가 밖으로 떨쳐 나가고,
소양인은 화가 극에 달하여 이기지 못하면 비애가 마음 속에서 동하고,
소음인은 즐거움이 극에 달하여 이루지 못하면 좋아하고 기뻐함을 안정하지 못하고,
태음인은 기뻐함이 극에 달하여 복종하지 못하면 큰 즐거움을 싫어하지 않으니
이와 같이 동하는 자는 칼로서 장을 베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한번 크게 동하면 10년이 지나도 회복하지 못하고
이것이 죽고 살고 장수하고 요절하는 기관이니 알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이 글에서 보듯이 마음을 다스려야 건강한 몸을 유지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정신과 육체가 공존하고 여성과 남성의 몸이 다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이제야 성별에 따라 질병을 인식하게 되었다 하니 비록 많이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생물학적 차이를 구분하는 성차의학을 발전시켜 우리 고유의 사상의학에 접목한다면 남과 여의 차이, 지역과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정신적인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다스려 미래의학을 선도하는 그날이 멀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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