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비서관은 윤석열 김건희 대통령 부부의 영국 방문은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조문을 중심으로 한 추모 일정"이었는데 조문을 못했다는 것은 "빈소에 가서 육개장 먹고 발인만 보고 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조문이라는 게 일종의 패키지다. 말 그대로, 우리로 따지면 빈소에 가는 행위, 그리고 거기서 우리 식으로 하면 육개장을 먹는 행위, 그러고 나서 아주 가까운 사이라면 발인까지 보는 행위, 이게 조문의 패키지인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빈소에 가서) 육개장 먹고 발인(만) 보고 왔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빈소에 방문해서 헌화나 분향이나 어떤 조문 행위는 하지 못했다는 게 잘 설명이 안 된다"고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뒤늦은 조문록 작성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그는 "조문록 작성이라는 게 결국은 방명록 작성 아닌가. 조문은 하지 못하고 운구가 떠난 다음에 홀로 남아서 방명록을 작성했다는 게 조문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탁 전 비서관은 특히 윤 대통령의 '조문 못한 조문 외교'에 대한 책임은 영국 측이 아닌 한국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경험한 영국의 의전 방식은 "어디서 몇 시에 움직이는지까지 아주 디테일(자세)하게 사전에 인포메이션(정보)을 제시"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게 영국 쪽 스타일"이라면서 "만약에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으면, 조문을 가장 중심으로 둔 외교 일정(이었던 만큼), 일찍 갔어야 한다. 한두 시간이라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초 단위, 분 단위로 일정을 짤 게 아니라 조금 더 여유 있게 움직였으면 되는 일인데 그걸 하지 않았다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 영국 대사(주영한국대사)가 공석인데, 박진 외교부 장관도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현지에) 아무도 없었다. 거기에 외교 경험이 일천한 대통령을 그냥 그 자리에 던져버린 거나 마찬가지"라고 혹평했다.
따라서 "외교부와 의전비서관실의 실무적 책임이 있고 현장에서 뭔가 그(사전에 자세하게 조율되지 못해 벌어진) 상황을 타개할 만한 센스를 발휘하지 못한 사람들의 책임"이라며 "영국이 결례한 게 아니다. 우리가 결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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