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 여파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가 전 행정력을 동원해 피해 복구와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에도 힘든 상황에 포항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강행하기로 결정해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16일 제298회 임시회를 열고 ‘행정사무감사’ 진행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행감’ 일정을 11월 2차 정례회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포항시의회의 이번 결정을 두고 시민들은 “태풍 피해 복구보다 중요한 것이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에 꽃으로 여기는 ‘행정사무감사’가 중요한 것”이냐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포항은 지난 6일 유례없는 폭우를 동반한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폭우로 500mm 이상의 물 폭탄을 맞았다.
특히 ‘힌남노’ 내습 당시 시간당 최고 11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심지 등 곳곳의 하천이 범람하면서 도시가 물바다로 변해 주택·상가·농경지 침수에 정전사고와 인명피해까지 잇따라 발생해 사상 유례가 없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 2,000여명 공무원들은 추석 명절도 반납하며, 피해 복구작업과 침수 피해를 입은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1대1 민원 접수와 피해 접수까지 진행하고 있다.
특히 피해 주민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하기까지 수개월에서 1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피해 복구에 급박한 상황에서도 포항시의회는 2022년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해 포항시 공무원들은 복구를 위해 헌신하는 비상시기에 ‘행감’까지 이중삼중 시달리게 됐다.
시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집행부(포항시)가 추진해 온 각종 행정행위에 대해 사전에 포항시로부터 관련 자료들을 제출받은 자료들을 기반으로 행정의 잘잘못을 따지며,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포항시 공무원들은 태풍 힌남노 여파로 주민들의 빠른 일상회복을 위해 피해 복구에 전 행정력이 매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공무원들의 ‘행정가무감사’가 정상적으로 가능할지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포항에는 전국에서 피해 복구를 위해 봉사단체와 경북 시·군 지자체에서 공무원들과 잔국의 봉사단체까지 피해 현장을 찾아와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피해 주택·상가 등은 하천이 범람하면서 진흙밭으로 변해 물에 젖은 가구와 폐기물이 곳곳에 쌓여 있어 이재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해 임시 대피소에서 구호품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번 포항시의회 ‘행정사무감사’자료 요구는 초선의원들의 주도하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태풍 피해 복구보다는 본인들의 권위를 내세우겠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이웃 경주시의회는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를 위해 올해 ‘행정사무감사’를 취소했다.
경주시의회는 “신속한 피해조사와 응급 복구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2022년 행정사무감사를 취소하기로 전체의원의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항시의회는 오는 11월에 ‘행정사무감사’를 하기로 결정해 포항시 공무원들은 태풍 피해 복구와 감사자료 준비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태풍피해 주민들은 “현재 응급복구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항구적 복구를 위해서는 연말까지도 공무원 포함 가용 인력이 총동원돼야 할 처지인데도 포항시의회가 무슨 이유로 행정사무감사 등을 강행하려고 하는지 의문스럽다”며 “향후 피해복구 상황을 감안하고 탄력적인 의회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 A씨는 “지진에 이어 이번 태풍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을 위해 2200여명의 포항시 공무원들이 밤낮없이 피해 복구를 위해 헌신하는 비상시기에 행정감사에 이중삼중 시달리게 하는 것은 맞지않다”며 “시의원들의 행정감사는 자신들의 고유권한이지만 비상 상황에는 그것을 지혜롭게 운영하는 시의회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참으로 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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