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도시 개청을 기념해 태백 청년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한 태백시민헌장비가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지만 행정기관들은 관심조차 없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태백시와 태백청년회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981년 7월 광도 태백시가 개청한 뒤 이를 기념하고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성금 530만 원을 모아 시민헌장비를 세웠다.
지난 1984년 11월 30일 당시 태백산 당골광장 상부에 설치한 시민헌장비는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산업역군으로서 성실히 노력하고 보람에 사는 시민이 되자는 다짐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은 화합과 전진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충효와 예절을 숭상하고 정직과 질서를 존중하는 시민정신을 다 같이 지켜나가자고 덧붙였다.
그러나 태백산이 도립공원을 거쳐 지난 2016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이후에는 시민헌장비가 설치된 곳이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되면서 태백시의 관심에서 벗어나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시민헌장비에는 총 641자가 담긴 시민헌장이 전면 하단에 부착되고 뒷면 하단에는 설치 취지와 글쓴이 등의 역시 화강암에 새겨 있지만 헌장비 곳곳에 균열이 가고 색이 바래면서 공원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립공원공단 측도 태백청년회의소가 설치하고 곧장 태백시에 기부체납을 한 상황에서 시민헌장비는 관리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계속 방치되는 상황이다.
특히 인구감소가 계속되는 바람에 지난 8월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4만 인구까지 붕괴된 상황에 자긍심 고취를 위해 설치한 시민헌장비까지 흉물처럼 방치되면서 시민들의 자존심까지 흔들리고 있다.
당시 시공을 맡았던 우영태씨는 “1984년 시민헌장비를 설치할 당시에는 태백지역에 레미콘 차량도 없어 시공에 애를 먹었지만 시민의 자긍심을 담은 시민헌장비여서 최선을 다했다”며 “관리소홀로 흉물처럼 방치되는 시민헌장비를 보면 마음이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또 태백청년회의소 임원을 지낸 K씨는 “태백시 개청 기념으로 시민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설치했지만 너무 낡고 미관까지 해치고 있어 철거가 시급하다”며 “조잡한 조형물 설치보다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근본대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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