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회담을 제안한지 일주일이 됐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고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소위 '명분 쌓기용'으로 제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8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이산가족 관련 회담을 제안한 이후 추가 제의를 위해 통지문 등을 발송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장관이 당시 브리핑에서 공개 제안을 한 것이고 그 이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통지문 전달 시도를 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북한에 추가적인 제안을 시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우리 측 통지문을 수령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 의사가 충분히 북한에 전달됐다고 본다. 북한에 보내는 제안 횟수를 여러 번 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며 "다만 북한의 호응이 없다면 추가 제안을 할지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평일 오전·오후에 남북 간 통화를 실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통화에서 남한의 메시지를 수신하지는 않고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 6월 임진강 수위에 영향을 주는 황강댐 방류시 남한에 통보해달라는 요청에도 응하지 않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사실상 남한과 접촉 및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추석에 임박해 내놓은 권영세 장관의 제안을 두고, '남한 정부는 할 만큼 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 아니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 상황에서 남한 정부가 어떤 제안을 해도 북한이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권 장관이 사전 작업 없이 공개적으로 이산가족 문제를 언급한 것은, 실제 회담 성사를 목표로 했다기보다는 해당 사안에 대한 남한 정부의 노력을 강조하고 그 책임을 북측에 돌리기 위한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 당국자는 "통일부 장관의 이산가족 제의는 시의성과 문제의 성격을 감안해 진정성있게 이뤄졌다"며 정치적인 측면에서의 명분 쌓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사실상 회담 제의를 거절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북한도 아직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당국 간 회담 제의를 거절했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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