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업계 30대 기업인이 실종 이틀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숨진 러시아 재계 인사만 9명째다.
러시아 당국은 모두 자살이나 원인불명의 사고로 보고 조사 중이지만, 친구와 동료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다. 때문에 러시아 정부로부터 암살됐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북극개발공사(KRDV)는 이반 페초린 상무(39)가 지난 12일 성명 사망했다고 성명을 냈다.
페초린은 지난 10일 블라디보스토크 남부의 루스키섬 근처 해역에서 보트를 타다가 바닷물에 빠져 실종됐다가 이틀 뒤 베레고보예 마을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페초린은 앞서 5∼8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극동 개발 문제를 논했으며, 이 자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있었다고 알려졌다.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숨진 러시아 재계 인사는 페초린까지 포함해 총 9명에 달하며, 사망자 중 6명은 러시아 대형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 루크오일과 관련이 있다.
사망한 6명 중 4명이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인 가스프롬과 그 자회사, 2명이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가스 기업인 루크오일 출신이다. 루크오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초 성명을 통해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촉구하며 휴전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당국의 견제를 받기도 했다.
페초린이 사망하기 불과 열흘 전인 지난 1일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이사회 의장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6층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4월 가스 대기업 노바텍의 전 최고경영자 세르게이 포르토세냐와 그 가족이 스페인의 한 빌라에서 사망했고, 같은 달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 자회사 가스프롬방크 전 부사장인 블라디슬로프 아바예프가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5월엔 루크오일 최고위직을 역임한 알렉산더 수보틴이 모스크바 소재 무속인 집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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