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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尹대통령, 유엔총회서 '담대한 구상' 설명해도 소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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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尹대통령, 유엔총회서 '담대한 구상' 설명해도 소용 없어"

"담대한 구상 그만하고 중국, 러시아 등 활용해 협상 시작할 단초 마련해야"

북한이 핵 무력을 법에 명시하는 등 핵 보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대화 국면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1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해주겠다는 여섯가지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이번 (20일로 예정된) 유엔총회 연설에서 윤 대통령이 다시 담대한 구상을 설명한다는데 소용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일단 (핵) 포기하면 잘 살게 해 줄게 라고 (강대국들이 설득) 했다가 죽은 것이 리비아의 (지도자) 카다피"라며 "이쪽(남한)의 의도를 저쪽(북한)에서 간파하고 담대한 구상에 대해 사흘만에 김여정(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나서서 거절했다. 그런데 유엔총회에서 또 연설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담대한 구상을 다시 언급하는 것이 의미있는 메시지 전달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 자리에서 담대한 구상을 다시 되풀이하지 말고 고민을 많이 해서 중국, 러시아가 북한을 보호해 준다는 것을 확인을 하는 그런 국제회의(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미국이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려고 할 경우에 중국, 러시아가 막아 줄 테니까 핵을 포기해라' 하는 식의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어떤 단초를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 포함시켜야 된다"고 제안했다.

정 전 장관은 "지금은 미러 관계, 미중 관계가 아주 나쁜 상황이고 이를 북한이 이용해서 이들로부터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고 한다"며 "이를 우리가 막기 위해서는 도리 없이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6자회담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핵무력을 법제화한 배경에 대해 정 전 장관은 한미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교체된 미국과 남한 정권이 북한에 무조건 핵을 포기하라고 하면서, 먼저 포기하면 이것저것 해주겠다고 하고 있다. 미국은 또 트럼프 때 정책은 하지 않는 입장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때처럼 '전략적 인내'로 기다리겠다고 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한편으로 대북 압박과 제재는 한국 측의 요청을 이유로 세게 치고 들어오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8월에 했던 을지프리덤쉴드, UFS를 보며 (북한은) 오금이 저리고 간이 떨렸을 것"이라며 한미 간 고강도의 군사적 행동이 북한의 이러한 반응을 촉발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비핵화 협상도 해줄 것 같지 않으니 그렇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 사이가 나빠진 중국 그리고 러시아 편에 딱 붙어서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그런 수순을 밟으려는 것 같다"며 미중, 미러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버리면 미국도 이를 뒤집을 별다른 방법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정 전 장관은 북한의 핵 무력 사용 조건 명시에 대해 "최고 지도부에 대한 어떤 공격이 감행됐을 경우 또는 그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경우 핵을 쓸 수 있다고 하는 대목이 굉장히 위험스러운 것"이라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선제적으로 방어해야 한다는 차원이기 때문에 이게 겁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 정세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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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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