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일회용 컵 사용금지 제도가 유명무실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전국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 4일부터 9월 4일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한 '일회용 컵 신고센터' 캠페인의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모든 카페를 대상으로 이용객들에게 '매장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제공 받았던 사례'를 수집한 결과, 캠페인을 진행한 한 달 동안에만 총 387건의 사례가 발견됐다.
단체의 사례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총 358개의 매장 안에서 920개의 일회용 컵이 버려졌다. 시민 제보가 가장 많이 들어온 지역은 서울(141건)이었으며 경기(68건)가 뒤를 이었다.
매장에서 제공된 컵의 종류는 플라스틱 컵이 153회, 종이컵이 75회였으며 둘 다 제공된 경우도 151회로 집계됐다. 일부 매장에선 플라스틱 컵에 일회용 종이컵을 한 겹 더 겹쳐서 컵 홀더로 사용하기도 했다.
단체는 특히 플라스틱 컵의 높은 비율을 두고 "플라스틱 컵은 지난 4월 1일부터 규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1월부터 규제되는 종이컵보다 더 많이 사용됐다"라며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금지 규제의 실효성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렌차이즈 기업의 책임 문제도 거론됐다. 캠페인 결과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으로 제보된 프렌차이즈 카페의 수는 총 67개였다. 메가커피(32회), 투썸플레이스(19회), 이디야(8회) 등의 브랜드가 많은 신고 수를 기록했다.
전체 신고 횟수를 놓고 비교했을 때 개인 카페(212회)에서의 사례가 프렌차이즈 카페(172회)보다 조금 더 많았지만, 본사 차원의 관리 의무가 있는 프렌차이즈 카페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단체는 "대형 프렌차이즈는 (정부) 규제에 대한 대응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회용 컵 사용량이) 개인 카페의 사용량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라며 "이는 본사가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4월 1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잠시 중단됐던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금지 제도를 다시 시행했다. 그러나 과태료 등 처벌에 대해서는 계도기간을 뒀으며, 계도기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는 (정부가) 사실상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금지 제도를 무기한 유예한 것"이라며 정부 방침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그동안의 사회적 약속과 노력을 뒤집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리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는) 제대로 된 단속과 처벌 규정을 유예해 소비자와 점주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오는 11월 24일부터 적용되는 카페 및 식당 일회용품 사용금지 제도에 대해서도 "정부가 제대로 시행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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