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권 정지 징계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의 '새 비상대책위' 위원장이 누가 되든 자신은 가처분을 또 제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 비대위원장 인선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성명불상자를 걸어볼까 생각 중"이라고 비꼬았다. 스스로도 "그러면 당이 완전 희화화될 것"이라고 하면서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저녁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제 생각에는 비대위원장이 정말 누군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아서 공개 안 하는 건 아닐 것 같고, 가처분을 늦춰보고자 누군지 밝히지 않는 것 같다"며 "아예 저희는 그래서 저희 (법률)대리인단과 상의해 '성명불상자'를 한 번 가처분 걸어볼 가능성을 생각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 당이 완전 희화화될 것"이라며 "비대위는 당에 위기 상황이 있을 때 '이 사람이라면 돌파할 수 있다'는 이름을 내세우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제 입장에서 봤을 때는 어차피 불법적인 비대위니까 (누가 되든) 크게 관심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제기한 2차·3차 추가 가처분이 인용돼 국민의힘이 지도부 공백 상태에 놓일 경우 당원권 정지 중인 자신을 대리할 법정대리인을 선정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건 정당 입장에서 정말 너무 불쌍한 일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발생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오는 14일로 잡힌 가처분 심문에 직접 출석할 방침을 밝히며 "법원에 그 때(1차 가처분 심문) 처음 가봤는데 이번에 또 가게 생겼다"고 하고는 "사실 내용이 바뀐 게 없다. 바뀐 게 없는 내용을 가지고 가처분을 두 번 받아야 하는가? 그것도 똑같은 재판장님께? 그걸 보면서, 국민의힘이 사실 율사정당이었는데, 언제 이렇게까지 됐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조소하기도 했다.
가처분 사태가 언제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거야 저희 법률대리인단이 계속하는 그런 송사이고, 저는 때에 맞춰서 변호사비만 입금하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거 외에 나머지 정치적 일정 같은 경우에는 제가 하기보다는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하기에 달려 있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당내 상황에 대해 "오히려 윤핵관 세력이라는 것이 굉장히 외롭다"고 주장하며 "(차기) 당 대표 여론조사 등을 보면, 차라리 나경원 (전)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에는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일정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지만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분들은 보통 '나머지'로 묶이는 분들"이라고 했다.
그는 "윤핵관이라는 분이 그냥 전부 다 영남이나 강원도 우세 지역에서 정치를 하면서 지금 그렇게 올라온 것이지 대중적으로 소구력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당에서 자신을 추가 징계해 제명할 수도 있다는 전망에는 "제명하게 되면 또 형평을 따지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면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 다 제명할 건지, 그게 아니면 제가 봤을 때는 또 조소를 당할 수밖에 없는 엔딩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한편 이날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신을 겨냥해 '자중자애하라'고 경고한 데 대해서는 "저 빼고 다른 분들이 자중자애했으면 여기까지 안 왔다"며 "그러니까 지금 자중자애를 해야 될 분들은 제가 아니라 여러가지 설화를 일으키고 핸드폰이 사진에 찍힌 분들"이라고 권 원내대표를 역으로 겨냥했다.
그는 "과거에 권 원내대표가 부산 출신 류영진 식약처장이 국회 출석했더니 그 분을 앞에 놓고 '사투리 쓰지 말라'고 굉장히 혼낸 적이 있다"며 "(그런데) 권 의원도 사투리 쓴다.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남한테 자중자애하라고 지적하시기 전에 본인부터 자중자애하셔야 된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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