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기간이 끝나가 권리금을 내고 들어올 신규 세입자를 건물주에게 주선했습니다. 문제는 권리금 거래를 하려고 보니 신규 세입자가 건물주에게 권리금을 줬다는 겁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건물주가 자신에게 권리금을 달라 요구했다고 합니다. 엄연한 권리금 거래 방해 같은데 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1일 엄정숙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 '법도TV'를 통해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때 건물주가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법률상 상가 임대차 계약은 건물주와 맺어야 하지만, 이와 별개로 권리금 계약은 세입자와 신규 세입자 간 합의로 맺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엄 변호사는 "만약 기존 세입자가 있는데도 건물주가 직접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했다면 기존 세입자는 건물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리금'이란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 위치(바닥)에 따른 이점 등을 기준으로 비롯된 금전적 가치를 뜻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 제10조의3 제2항에 따르면 '신규임차인(신규 세입자)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권리금 계약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권리금은 기존 세입자와 신규 세입자가 맺는 계약이라는 말. 그런데도 건물주가 임대차 계약 당시 기존 세입자 몰래 신규 세입자와 권리금 거래를 했다면 위법에 해당한다.
또 상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에는 '임차인(세입자)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임대인(건물주)이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는 세입자의 권리금보호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존 세입자가 있는 경우라면 건물주는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해서도 안 되고 권리금 거래를 해서도 안 된다는 뜻. 권리금보호는 상임법에 규정된 강행법규이기에 이를 어겼다면 위반 행위로 볼 수 있다.
엄정숙 변호사는 "권리금은 세입자가 임차한 점포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며 일궈낸 금전적 가치"라며 "반면 건물주는 건물을 빌려줬을 뿐 권리금 가치에 대해 기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함부로 권리금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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