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를 이틀 앞두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김건희 특검법', 특별감찰관 임명 등 문제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상대 당 내부 사정을 거론하며 비난을 주고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도부 출범 이틀 만에 '허니문'도 없이 여야가 감정 섞인 충돌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물타기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새 지도부가 '첫째도 둘째도 마지막도 민생'이라기에 시급한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한 협치 노력을 기대했는데 민주당 새 지도부의 첫 일성은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대선 기간 내내 김 여사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수사 진행 상황을 알면서도 대선 국면에서 허위사실 유포와 온갖 의혹 제기로 악용했다"면서 "이번에도 새 정부를 흔들기 위해 특검 소재로 재활용하겠다는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부부가 검·경 수사를 받고 있을 때 가야하는 바른 길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것이지 '물타기 특검'이 아니"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 주장이 이재명 대표 부부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물타기용이라는 취지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전날 열린 민주당 1차 최고위원회 회의 당시 이 대표는 민생 정책 위주의 발언을 하고 강경파인 정청래·서영교 최고위원이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대한 비판 등 대여 공세를 편 데 대해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역할 놀이 분담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통합과 협치를 말하며 합리적인 척 하고, 최고위원들은 정권에 대한 무분별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며 "운동권식 화전양면 전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공개 제안한 바 있는 특별감찰관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며 김건희 전 대표 의혹 규명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극우 유튜버들이 참석한 대통령 취임식 명단을 파기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도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우리 당이 초청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촉구하자 없다면서 감추기에 급급하더니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말을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는 극우 유튜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인물 등 김건희 여사와 사적 관계에 있는 인사를 누가 추천했는지 오리무중"이라며 "국정 정상화와 민생 집중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실 의혹 관련) 국정조사는 꼭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내홍 사태를 언급하며 "집권여당의 자중지란이 정치적 위기, 정권의 위기를 넘어 국가의 위기로 촉발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언제까지 집권 여당이 집안싸움을 핑계로 민생 경제 위기를 방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하루빨리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당 내홍을 핑계로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