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저거야. 저거.”
예스러운 단독 주택 대문 사이로 집주인 할머니가 고개를 내밀었다. “여기가 유적지에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밖으로 나와 말을 이었다.
“역사 공부하러 오신 모양이네. 학생들이 자주 오거든. 그런데 여기 찾기가 어렵지?”
이어 그 이유를 설명했다.
“도로변에 표지판이 있길 해. 그렇다고 번듯한 주차장이 있나. 하여튼 엉망이야. 엉망.”
할머니의 비판에는 일리가 있었다.
이곳은 포천시 향토 문화재 고인돌과 경기도 기념물 제220호인 자작리 유적지가 있는 마을이다.
의정부에서 포천으로 가는 43번 국도를 타다 대진대학교 인근에서 유턴하면 되는데 찾기가 쉽지 않다. 유적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차를 세울 때도 없다. 할머니는 또 얘기했다.
“고인돌 주변을 봐봐. 잡초만 무성하지. 저쪽 위엔 자작리 유적지가 있거든. 그런데 그것도 잘 안 보여. 관리 좀 제대로 하라고 시청에 전화를 걸든지 해야지.”
이처럼 포천시 향토 문화재 고인돌과 경기도 기념물 자작리 유적지에 대한 관리·보존이 미흡하다.
특히 한성백제시대 지방 거점 마을로 확인된 자작리 유원지는 그 역사 가치에 비해 보존 상태가 더 나쁘다. 주변이 잡초로 가득해 어디가 유적지인지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 유적지 남쪽 진입로 구간은 철거하지 않은 콘크리트 포장이 그대로 남았고, 동·서쪽 미발굴 지역은 온갖 나무만 있어 관광객들이 유적지라는 사실을 대부분 모른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포천시는 사업비 2억8700만 원을 들여 자작리 유적지 보존·관리 사업을 하기로 했다.
지난 2000년~2003년 이 일대 발굴 조사를 진행한 지 무려 19년 만의 일이다.
시 관계자는 “자작리 유적지 면적이 총 10만355㎡인데, 이 중 사유지가 4만4440㎡(44.28%)다. 대부분 개인 소유다. 이 때문에 사실상 정비·관리를 할 수 없었다. 지금도 토지 매입을 진행하는 중이다”라며 “다만 유적지 보존·관리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현재 사업 설계 용역을 끝냈다. 조만간 정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돌을 비롯한 유적지 주변을 모두 정비하고, 고물상 등 각종 지장물도 순차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다”라며 “이를 통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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