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곳 출신인데 공직 생활을 하던 중 아이들이 눈에 밟혀 다시 돌아왔습니다”, “나 자신이 어렸을 때 사회에 도움을 받고 살았기에 훗날에는 나도 사회에 환원을 시켜야 되는 그런 일을 해야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충남 보령시 대천애육원에서 성장해 보령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다가 33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접고 어렸을 때 성장했던 대천애육원으로 돌아 온 김철진 원장(57, 전 보령시청 팀장).
<프레시안>은 김철진 원장을 만나 봤다. /편집자
자신의 어린 시절과 같이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외로움과 배고픔, 받았던 상처를 더 이상 줘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소망을 안고 돌아 온 대천애육원의 김철진 원장.
보령시청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끝까지 공무원 생활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실행하는 첫 걸음으로 사회복지관련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을 획득했다.
어린 두 자녀를 양육하며 군산까지 야간 대학을 다니는 2년 과정은 보령시청 공직에 있는 아내의 협조가 아니었더라면 불가능했다.
2015년 사회복지법인 대천애육원으로부터 원장직 제안을 받은 김 원장은 아내의 적극적 응원 속에 금전적 계산은 뒤로하고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목표를 위해 공직을 접었다.
김 원장은 “당시 공무원 연봉과 대천애육원의 급여는 많은 차이가 났다. 두 자녀를 양육해야 하고, 금액적으로 보면 엄청난 손해였지만 '이게 옳은 길인가?'라는 스스로의 물음에 당초 생각하고 계획했던 대로 해서 여기까지 왔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김 원장은 대천애육원 출신으로 원생시절의 외로움, 배고품, 농작물 생산 현장으로의 노동 동원 등을 돌아보며, 힘듦과 아쉬움 속에 받았던 상처를 지금 자식 같은 원생들에게는 주지 않고, 마음을 살펴 건강한 몸과 마음을 양육하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운영방침을 따라주는 직원들이 힘들어 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도 고마워한다.
김 원장은 공직의 경험을 토대로 애육원의 운영방침을 아이들 중심으로 전부 개선했다.
우선 도서관, 컴퓨터실, 상담실, 식당 등 생활환경 개선이 필요한 곳은 아이들의 취향에 맞게 바꿨다.
월 1회의 직원조회 시에도 아동 중심의 생각을 강조했고 직원들도 아이들이 뭘 원하는지 살펴봤다.
김철진 원장의 대천애육원 퇴직 정년은 65세.
김 원장은 법인과 보령시가 허락해 준다면 몸이 허락하는데 까지 이곳에서 근무하고 싶어한다.
기자가 본 김 원장의 목소리에는 소일 거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의 인생 전체가 담겨 있는 생의 터전이기에 남은 삶의 전부를 대천애육원에 묻고 싶은 소박한 감정과 자신을 여기까지 있게 해 준 사회에 대한 고마움의 보답이 배어있다.
김 원장은 “돈 보고는 못해요. 사명감과 감사함 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요. 믿고 동역에 지원해 주는 아내와 두 자녀에게 감사하고 운영방침을 따라 묵묵히 일해 주는 직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틈틈이 대천애육원을 찾아 후원해 주시는 개인과 기업인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환경미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찾아와 주시는 단체 여러분의 고마움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공직에 몸 담았던 보령시의 김동일 시장은 "김철진 원장은 우리 시에 있을 때도 성실한 사람이었는데 성장 과정을 통한 역지사지가 분명하다"면서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사람 하고는 다르다. 나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 원장의 마지막 소망은 풋살장 설치다. 아이들이 마음 것 뛰놀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되겠기에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만들어 주고 싶은 것이 숙원사업이다.
대천애육원은 1952년에 설립 된 사회복지법인으로 35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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