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의 집중호우로 각종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수방 및 치수 예산을 900억 원 가까이 삭감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서울시의 '2022년 예산서'를 보면 올해 편성된 서울시 예산 중 수방 및 치수 예산은 약 420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96억 원가량 줄었다.
2012년 4317억 원이었던 수방 및 치수 예산은 2013년 4369억 원, 2014년 4368억 원, 2015년 4642억 원으로 점차 증가해 2019년에는 6168억 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5341억 원을 기록한 2020년부터 감소했고 2021년에는 5099억 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이를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2011년~2020년) 시절에 늘어난 수방 및 치수 예산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시 취임하면서 삭감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군다나 서울시는 중대재해와 안전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안전총괄실 실장과 국장이 공석인 상태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 3급 이상 간부 인사는 오는 19일로 예정되어 있기에 앞으로 2주간은 실무 담당자들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번 주까지 집중폭우가 계속될 전망이기에 서울시에서 재난 대응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폭우 관련해서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에 내린 폭우는 150년 빈도에 해당하는 천재지변 성격의 시간당 116mm로, 현재의 강남역 일대의 방재성능 용량을 크게 초과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치수 예산 삭감 관련해서도 "절대 다수 민주당의 시의회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시에서 편성, 제출한 수방 예산 4450억 원 중 248억 원(5.9%)이 오히려 추가 삭감돼 회복되지 못하고 통과했다"며 "서울시는 이번 수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필요 시 재난기금 및 예비비 등을 적극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1년에는 수방 및 치수 예산이 5099억 원이었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애초에 전년 대비 '삭감된 예산안'을 제출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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