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천 화재, 3층서 발화 후 계단 통해 4층 병원 연기 퍼져"

8일 2차 합동감식 결과… "정확한 화재 원인은 확정하기 어려워"

지난 5일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이천 병원건물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2차 합동감식을 통해 4층에 위치한 병원에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원인을 확인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이천 화재 수사전담팀은 8일 실시한 2차 합동감식 결과 최초 발화지점인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건물 계단 등을 통해 연기가 4층에 위치한 투석 전문병원으로 확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8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 화재 현장에 경찰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2차 합동 감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5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소방당국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총 17명 규모의 합동 감식반을 꾸려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화재 현장에서 2차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그러나 1차 합동감식에 이어 이날 합동감식에서도 스크린골프장 내에서 화기가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확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경찰은 1차 합동감식을 종료한 뒤 "발화부는 3층 스크린골프장 입구 근처에 있는 1번방으로 추정되며, 1번방에서 집중적으로 불이 탄 흔적이 보였으나 집기 등이 모두 손실돼 불에 잘 타는 화기물질 등이 있었는지 여부는 파악이 어렵다"며 "다른 방에 비해 1번방이 유독 전소된 것은 맞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5일 화재가 발생한 당일 현장에서 1차 합동감식을 실시했으며, 이튿날인 6일 스크린골프장 철거업체와 건물 관리사무소 및 병원 등 7곳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철거공사 계획과 소방시설 및 관련 자료 등을 비롯해 관련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철거공사 과정에서 화재 안전 관리에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또 현재까지 스크린골프장 업주와 철거 업체 관계자 및 병원 환자 등 36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아직 형사입건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합동감식은 화재원인과 화재 당시 연기의 (4층으로)확산경로를 중점적으로 파헤치는 것으로 이뤄졌다"며 "화재원인은 향후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와 수사상황 등을 종합해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동감식은 오늘로써 종료한다"며 "다만, 앞으로도 병원 관계자 등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