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건조한 사막 기후인 미국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하루 동안 370mm가 넘는 폭우가 내려 관람객 등 1000명이 고립됐다.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을 종합하면 5일 (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연평균 강수량의 75%에 달하는 370mm의 비가 하루 만에 내렸다. 이는 1911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강수량이다.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기록된 가장 많은 비는 1988년 4월15일 내린 373mm다. 이날 새벽 2시께부터 시작된 비는 오전 6~8시 사이 2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피해를 키웠다. CNN 소속 기상학자인 페드람 자바헤리는 덥고 메마른 이 지역에서 111년 간 기상 관측 이래 61년 간의 연간 강수량이 5일 하루 동안의 강수량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건조 기후인 데스밸리는 1913년 7월 10일 56.7도의 지구 최고 기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번 폭우로 돌발 홍수가 발생해 데스밸리 주변 도로가 폐쇄되며 방문객 500명과 직원 500명 등 약 1000명이 데스밸리에 고립됐다. 60대 가량의 차량이 진흙 등 잔해에 묻혔다. 숙소 인근 도로에 야쟈수 20여 그루가 쓰러졌고 일부 직원 숙소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데스밸리 공원은 6일 보도자료를 내 도로가 여전히 폐쇄된 상태지만 방문객들이 법 집행 당국의 호위를 받으며 조심스럽게 떠나고 떠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원 쪽은 이날까지 실종자나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원을 관통하는 주요 도로인 190번 도로 재개통은 9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공원 쪽은 "공원 내 1609km의 도로와 1만3759㎢ 부지의 피해 상황을 측정하기 위해선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와 해군이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공중 수색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올 여름 미국을 덮친 폭염, 산불, 홍수 등으로 미국 전역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말 켄터키주에 내린 폭우와 이로 인한 산사태로 지금까지 최소 35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9일 캘리포니아 북부 클래머스 국유림에서 발생한 산불(맥키니 산불)은 6일까지 서울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243㎢를 태우며 일주일 넘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미 CBS 방송은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이 해수면 상승부터 국립공원 산불까지 해당 기관의 많은 자산과 인근 마을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기후변화가 배후로 지목되는 폭염·산불·홍수 등 극단적인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CNN은 파키스탄에 폭우가 이어지며 지난달 이로 인한 사망자가 549명에 이른다고 6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달 파키스탄이 30년만에 가장 습윤한 기후를 겪었고 폭우로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의 빈곤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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