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의원 욕하는 온라인 플랫폼' 발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박용진 후보가 SNS에 장문의 글을 써 비판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강훈식 후보도 "당내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문제"라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강 후보는 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화하고 설득하고 타협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자세인데 아무래도 그렇게 하면 눈치 보고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특히나 다양한 의견, 당내 의견들이 개진되는 방식에 대해서도 그렇게 될 경우에 회의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이 후보는 경북 안동 유세 중 강성 당원들의 '문자폭탄' 등의 행동에 "당원들이 당에 의사를 표현할 통로가 없다. 그래서 의원들의 번호를 알아내 문자를 보내는 것"이라며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해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 문자를 받은 의원 등을 해보고자 한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 후보 측은 전날(1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주말 당원 및 지지자 만남에서 '당원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의사결정 직접 참여를 위한 온라인 소통 플랫폼'을 제안했다. 이를 '의원 욕할 플랫폼'이라고 하는 것은 발언 일부만을 가지고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강 후보는 이날 "저도 온라인 민주당을 개설해서 당원들 누구나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고 그런 의견들을 담는 게시판도 만들고 또 커뮤니티도 만들자는 공약이 있다"면서도 "다만 '욕을 하자'라는 문제는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그걸로 인해서 위축되는 것들을 생각해 봐야 하는 지점에 대해서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욕하는'이라는 표현을 '평가하는'이라는 표현으로 해석할 여지는 없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렇게('욕하는'으로) 표현했다면 좀 다른 의미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힌 조응천 의원도 가세했다. 조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후보를 향해 "매번 상대방이, 언론이 그 발언을 왜곡한다면 저 같으면 '내가 어떻게 빌미를 줬을까' 하고 되돌아봤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조 의원은 "이 후보가 최근 들어서 '1일 1실언'하는 것 같다"며 "그러면서 이걸 상대방이나 혹은 언론에서 지적하면 거두절미하고 발언의 취지를 왜곡한다 이렇게 변명한다"고 꼬집었다. "일단 얘기해 놓고 '취지를 왜곡한다' 이렇게 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저는 '욕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 SNS에 한 번 얘기했는데 이것도 (이 후보 측은) '욕하는 거라고 안 했다' 그러는데 제가 듣기에는 분명히 '욕하게 하자' 이렇게 저는 분명히 들었다"며 "(정확한 워딩은) '욕하고 싶으면', 어쨌든 '욕'이 제 머리에 꽂혔는데 그 얘기를 듣고 한동안 멍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저야 문자 폭탄 맞아도 그냥 제 휴대폰 안에 그냥 남아 있는 거고 남 안 보여주고 그냥 혼자 묵묵히 견디면 되는 것 아니겠나"면서 "그런데 이게 맨날 온라인 플랫폼에 이게 톱 랭커로 올라간다. 오늘 2등 했다, 어제는 1등 했다 그러면 제 휴대폰의 메시지 함이 강제 오픈되는 거랑 뭐가 다르겠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숙의가 없는 직접민주주의를 하자고 하는 것은 결국 지금과 같은 SNS, 유튜브 민주주의 쪽으로 자꾸 빠지다 보면 중우정치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어떻게 하면 숙의민주주의를 도입할 것인가 거기에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가) 재미있자고 하신 말씀이실지 모르겠지만 우리 당내 민주주의나 상대방에 대해서 별로 고려하지 않은 그런 말씀 아닌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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