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에 맞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 간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박용진·강훈식 두 후보가 지난 30일 만찬 회동을 하고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양 후보가 직접 밝혔다.
박용진 후보는 31일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강훈식 후보와의 만찬 회동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단일화 의지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자리를 가졌다"며 다만 "일정과 방식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 당원투표가 시작되는 다음달 3일 전에 강 후보와의 단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등 적극성을 보여온 반면,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강 후보는 "지금은 비전과 가치로 경쟁해야 할 때"라며 단일화에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박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단일화를 반드시 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강 후보에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어떤 방식이든 간에 당심과 민심이 반영되는 거라면 다 수용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실무협상도 빠르게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다만 "제가 단일화를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강 후보도 (단일화) 방식 등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라며 "방식과 시기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강 후보와) 거의 매일 만날 것 같다"고 전했다.
강 후보도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다만 "시기와 방식은 더 논의하기로 했다"며 "지금은 미래연대와 비전 경쟁에 집중해야할 때"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후보 간 단일화가 됐는데 왜, 무엇 때문에 (단일화를) 했는지 국민에게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 상황"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는 "후보 간 단일화만 논의되는 것은 국민 눈에 '이게 맞나?'(라고 비칠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에둘러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박 후보와 강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 29일 "저소득·저학력 층에서 국민의힘 지지자가 더 많다"고 발언하고, 이에 대해 논란이 일자 30일 트위터에 "제 발언 앞뒤를 자르고 왜곡해 공격한다"고 언론에 유감을 표한 데 대해 이날 나란히 비판을 가했다.
박 후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어제 이재명 후보가 보여준 현실 인식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자신에게 피해 끼치는 정당을 지지하는 이 안타까운 현실'이란 말에서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의 계층이 현실을 잘 모르고 언론의 영향을 받는다'(라며) 언론 책임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그들이 다른 계층과 달리 정보를 제대로 잘 모른다고 전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러한 현실 인식은 실제 사실과 전혀 무관하다. 오히려 저소득층은 저학력이고, 따라서 왜곡된 정보와 정보의 비대칭으로 제대로 된 사리판단을 못 한다는 선민의식, 빈자를 향한 혐오다. 참으로 부끄럽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5년 전 우리가 이겼던 선거(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를 가장 많이 지지한 소득계층은 월 소득 200~400만 원 미만의 구간에 속한 계층, 중산층과 서민이었다"며 "그때의 언론환경은 지금보다 좋았나. 승리했을 때의 민주당은 결코 남 탓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강 후보도 이날 간담회에서 "보수당의 선거 승리 방정식은 남북 갈라서, 동서 갈라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지난 대선은 남녀와 세대를 갈라 성공했다"며 "갈라치기와 혐오(를 이용)하는 정당을 극복하지 못한 게 지난 대선 결과라 생각"이라고 전제하고는 "민주당도 혹시 선악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인식이 있는 것 아닌지, 그런 생각이 있다면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강 후보는 "그런 인식을 극복해야 미래가 있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물론 가짜뉴스와는 싸워야겠지만 언론을 탓하거나 무엇을 탓하는 이런 관점을 가지는 건 잘못된 습성"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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