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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가사문학 효시 ‘관서별곡’, 붓끝에서 춤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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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가사문학 효시 ‘관서별곡’, 붓끝에서 춤추다

치인 이봉준 ‘제12회 장흥 역대 문인 시가선전-기봉 백광홍 선생 현창서예전’ 열어

치인(痴人) 이봉준 서예가의 "제12회 장흥 역대 문인 시가선전(詩歌選展)-기봉 백광홍 선생의 현창서예전"이 오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나흘간 장흥군민회관 2층 소회의실에서 열린다.

올해로 벌써 열두 번째를 맞이하는 "장흥 역대 문인 시가선전"은 이봉준 서예가가 장흥 출신 문인들의 한시를 서예 작품으로 재탄생시켜 2009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기획전시회다. 이봉준 서예가는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194명이나 되는 장흥의 역대 문인을 발췌·정리했으며, 이 전시회는 서예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흥뿐만 아니라 그동안 청송군 백강미술관 기획초대전(2011), 여수시문화원 초대 ‘임란정유재란한시선전’(2012)을 선보이며 충무공 이순신과 장흥 출신 한시 작가들을 서예 작품으로 재조명하기도 했다.

▲ 서예가 치인(痴人) 이봉준 선생

특히 이번 전시회는 조선시대 기행 가사문학의 효시로 불리는 ‘관서별곡’을 쓴 기봉 백광홍(1522~1556) 선생의 현창서예전이다. 백광홍의 한시 71점과 ‘관서별곡’을 ‘치인체’(痴人體)로 서예 작품화했다. ‘치인체’는 서예의 오체(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를 모두 아우르는 서체로써, 백광홍의 작품과 함께 서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광홍은 장흥이 낳은 위대한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1552년 문과에 급제하고 홍문관 정자에 임용되기도 했으나 벼슬보다 학문에 뜻을 두고 성리학 연구와 시 창작에 몰두했다. ‘관서별곡’은 왕명을 받아 관서 지방을 향해 출발하는 것부터 부임지를 순시하는 노정을 시적 운치로 그려낸 기행가사다. 특히 이로부터 25년 후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시사하는 바가 크기도 하다.

소설가 한승원은 기봉 백광홍의 시에서 “그의 천재적인 문학적인 영감”을 느꼈고, “그의 시를 육조로 보면 산조이다”고 칭했다. 이봉준 서예가의 글씨 역시 “산조”라고 보았고, 천재적인 “치인체”를 순우리말로 재해석하면 “바보체”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이는 소탈하고 사람 좋은 듯싶으나 가질 고집 다 가지고 있으며 깨끗하고 강직하고 자비로운 성품이 보이는 “바보체”임을 전하며 이봉준의 작품을 높이 평가했다.

고영천 장흥문화원장은 “이봉준 서예가는 한국서가협 장흥지부장으로서 35년 이상 전통서법 예술을 지도하였으며, 장흥문화원 고문집 발간사업 만수재유고(晩守齋遺稿), 제암집(霽岩集), 송포유고(松浦遺稿)의 국역을 통해 지역에 크게 도움을 줬다고”고 전했고, 이번 전시회는 “장흥 사자산 아래 기산마을에서 태어난 기봉 백광홍 선생의 한시 71점과 관서별곡을 휘호한 서예 작품전으로 국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작품전”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봉준 서예가는 제4회 강암서예대전 현장휘호대회 대상, 제25회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우수상(1위)을 받는 등 국내외 각종 서예대전에서 수상하며, 한국 서예계의 한 획을 긋는 서예가로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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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성

프레시안 광주전남취재본부 위정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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