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연말까지 공공기관 통폐합 작업을 서두르라”라고 지시한 가운데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속도를 내고 있다.
충남도는 평가대상인 20여 개 공공기관들에 평가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회계법인 경영평가를 거쳐 9월까지 통폐합 기관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해 온 공공기관 체질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반면 숫자만 보는 기업평가 방식을 그대로 도입할 경우 어렵게 가꿔온 토양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업무의 중복성이 지적된 10여 개 공공기관은 좌불안석이다.
“어떤 기관이 해체돼 기능이 유사한 다른 기관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될 거다. 계약직이 많은 기관부터 사라질 거다” 같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겉으로 보면 업무 중복성이 있어 보이고 방만하게 운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정부 산하 공공기관 사업과 관련성이 있고 거점기관으로서 역할이 있다”며 “정부 산하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지켜본 뒤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구조조정 대상 기관을 선정하는 시점을 9월로 정해 놓고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공공기관 안에서도 “기능이 유사하거나 중복된 기관들도 적지 않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구조조정을 통해 업무를 통합하고 사업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을 배분한다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평가 방식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동안 충남도 출자·출연 기관 심의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인사는 “해마다 진행해온 출자·출연 기관 경영평가에 문제가 있다. 기관마다 특성이 다르므로 무엇을 성과로 볼 것이냐도 달라야 한다. 하지만 용역을 맡은 회계법인이 기업평가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모든 공공기관을 단일한 기준으로 평가해 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도시보다 열악한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당장 성과보다는 생태계를 만드는 육성책에 좀 더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지만 이를 평가할 기준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문화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성과를 빨리 내면 오히려 패널티를 먹이기도 한다. 구조조정에 앞서 올바른 평가 기준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충남도 출자·출연 기관은 모두 20개다. 2437명이 근무 중이고 모두 140개 사업에 936억 8000만 원을 투입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최근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마찬가지로 공공기관 개혁을 강하고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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