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대주주인 카카오에 매각 유보를 요청한 가운데,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과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이 사측에 매각 철회를 촉구하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사모펀드에 회사가 매각될 경우, 카카오 T 플랫폼을 이용하는 수많은 플랫폼 노동자의 일자리 위협은 물론 이용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유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카카오모빌리티 관련 당사자 및 노동·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25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카카오모빌리티 투기자본 MBK 매각 반대 및 카카오 사회적 책임 이행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카카오는 지난 7일 10%대의 지분을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2대 주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해 논란이 있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현재 누적가입자 3000만 명, 월간 활성이용자 1000만 명에 달하는 '국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카카오모빌리티가 MBK파트너스에 매각될 경우 생기는 부작용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을 유보해달라고 카카오에 전달하고, 향후 사내 구성원의 의견을 더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됐지만, 현재도 카카오가 지분의 57.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류 대표는 "카카오 계열사의 ESG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홍은택 각자 대표에게 카카오모빌리티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 크루(임직원)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전달했다"라며 "매각 논의를 유보하고 노동조합이 회사 주변에 게시한 현수막의 글귀처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밝혔다.
경영진의 매각 유보 결정으로 일단 사태의 소요는 가라앉았으나,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이날 결의대회에서 이어졌다.
결의대회에서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매각을 유보한다고 발표했으나 끝이 아니"라며 "카카오가 매각을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카카오가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까지 투쟁하고, 단체 교섭을 통해 반드시 카카오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흥렬 카카오지회 사무장도 "카카오모빌리티의 MBK파트너스 매각은 단지 특정 기업의 주인이 바뀌는 문제가 아니"라며 "대리운전, 택시기사에 유료정책을 계속 추진하면 소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결국 경영진 배만 불리고 플랫폼 노동자와 플랫폼을 이용하는 국민 모두에게 큰 불행 가져온다"라고 이 사무장은 덧붙였다.
사모펀드 MBK가 대표적인 투기자본이라는 점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해 "사모펀드가 대주주가 되면 30만이 넘는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은 더 불안해지고, 이용자들은 더 큰 부담을 안아야 한다"라며 "이런 일방적 매각 방식은 10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의 사업 방식으로 답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가 지나간 자리에는 건실한 기업이 거덜 나고 노동자가 쫓겨나는 비극만 남았다"라면서 "나중에 조용해지면 다시 하겠다는 식의 '유보'는 버리고 철회를 밝혀 노동자, 국민과 약속한 사회적 책임을 지켜라"라고 덧붙였다.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전국민이 사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며 "이윤을 향한 MBK파트너스의 탐욕으로 홈플러스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거덜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한국사회가 감당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윤에만 혈안이 된 투기자본의 폭주는 저지되어야 하고 플랫폼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실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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