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남 천안에서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한 메신저 피싱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피해 청소년과 학부모들은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어 관계 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
25일 피해 청소년 학부모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0시30분께 방학을 맞아 집에 혼자 있는 자녀 A 양(16)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 왔다.
A 양은 휴대전화에 화면에 저장된 ‘엄마’가 뜨는 걸 확인하고 아무 의심 없이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전화를 건 사람은 협박범이었다. 협박범은 “엄마를 납치했다. 엄마에게 위협을 가하겠다”라며 돈을 요구했다.
휴대전화 화면에 실제 가족의 전화번호가 뜨도록 기기를 조작해 돈을 요구하는 신종 피싱 사기였다.
휴대전화 번호 뒷 부분 몇 개 자리가 일치하면 국제전화 등 사실상 전혀 다른 번호인데도 평소 저장해 놓은 대상자라고 화면에 나타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특히 저장된 이름과 번호가 같이 뜨지 않고 이름만 뜨는 기종은 속기가 더 쉽다.
다행히 A양이 협박범과 통화하면서 용기를 내 엄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기라는 걸 눈치채면서 경제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협박범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은 A 양은 지금까지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A 양의 어머니 B 씨는 “전화번호와 가족관계 등이 협박범에게 노출된 상태여서 2차 피해는 없을지 너무 걱정된다”며 “아이들을 상대로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천안 모 중학교 1학년 C 군(14)은 ‘23일 SNS(누리소통망) 계정을 팔면 30만 원을 주겠다’는 문자를 받고 모르는 사람에게 계정 아이디와 비번을 넘겼다.
이후 문자를 보낸 사람과의 연락은 끊겼고 C 군의 SNS에는 엉뚱한 소개 사진이 올라왔다.
C 군의 어머니 D 씨는 “혹시나 아들의 계정이 범죄에 악용되지는 않을는지 걱정된다. 아들 핸드폰 번호부터 바꿔줘야 할 것 같다”며 불안해 했다.
천안서북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최근 신종 피싱 사기가 퍼지고 있다. 매번 수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도 문제지만 노출된 신상 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경우 2차 피해도 우려되는 만큼 교육 당국이나 가정에서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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