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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골행정사의 동네한바퀴, 지역상생은 이렇게..[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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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골행정사의 동네한바퀴, 지역상생은 이렇게..[2편]

국립수목원, 지역상생이라는 명목으로 이웃 간에 시샘만 불러...

▲춘양양묘사업소에서 양묘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

수목원은 희귀·멸종식물 등 특산식물 중심의 식물을 수집하고 증식시키고 전시하는 곳이다.  식물자원을 수집하고 증식·전시하는 것이 수목원의 본래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상생이라는 명목으로 흔하디흔한 꽃을 농가에서 키우게 하고 그것을 매입해 한철 전시하는 것을 지역상생이라고 하고 있다.

봉화에는 10개 읍면에 1만7천여 가구가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매년 30개 농가를 선정해 계약재배라는 이름으로 품종을 선정해주고 야생화 재배계약을 한다.  일종의 사업권을 주는 것이다. 1~2년 야생화를 재배하다 탈락해도 문제이고 또 몇 개 농가만 계속해서 재배하게 되면 다른 농가는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되는 것도 문제다.

야생화 재배 전문농가를 육성하겠다고 했다가 매년 기존 농가 중 20~30% 정도는 탈락시키고 탈락한 농가는 신규 신청 농가와 묶어서 제비뽑기 해 재배권리를 준다. 패자부활전과 같은 방식이다. 한편 공정한 것 같지만, 어딘가 모르게 씁쓸하다. 시골 마을 인심을 사납게 하고 이웃 간에 시샘을 부르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지난해 수익은 8억여 원에 불과하다. 국립백두대간의 1년에 쓰는 예산은 인건비를 포함해 250억 원이 넘는다. 그중 전시원의 신규조성 등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제외한 전시원관리 용역 사업비만 14억 원이다. 그런데도 전시원은 늘 풀 속에 묻혀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올해에 벌써 두 번이나 잡초 제거작업에 직원을 동원했다. 수목원 직원이 수목원을 가꾸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잡초 제거를 위한 용역비는 용역비대로 지출하고 잡초 제거가 제대로 안 되니 직원을 동원하는 것이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올해 4회 정도 직원을 동원해 잡초제거 작업을 한다고 한다.  제초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의무에 없는 일을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예산이 부족해서 어쩔 수가 없다고 한다. 여름에 잡초를 제거하는 일이 쉽지 않다. 몸에 배어 있지도 않고 어쩔 수 없이 동원된 직원이 제대로 일을 할 리가 없다.

잡초제거에 들어가는 인건비는 하루에 10여만 원 선에서 정할 수가 있다. 잡초제거 작업에 하루 급여가 20만 원이 넘는 인력을 동원해서 5만 원 만큼의 성과도 못 내는 일을 시키고 있다. 효율성의 문제다. 경영자라면 14억원의 잡초제거 예산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하루에 몇 명의 인력이 나와서 전시원 관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부터 해야 할 일이다.

툭 하면 예산 타령이다. 풀 뽑는 일을 하는 인부에게 돈이 가기까지 관리비다 기업의 이윤이다 해서 중간에 새는 돈이 많다. 아무리 예산을 늘려도 효과는 당연히 적다. 경영의 효율화에 민간과 공공분야가 따로 일수 없다. 이 모든 것이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이다.

춘양양묘사업소는 공무원 2~3명에 공무직원 포함해서 직원은 10명도 안 된다.  춘양양묘사업소가 관리하는 양묘장이 풀밭이 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묘목이 풀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것을 가만두지 않는다. 100년 전통의 양묘장의 관리제도에 답이 있다.

김기환, 전.백두대간수목원 운영지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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