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수출하기 위한 합의가 타결된 다음날 우크라이나의 항구인 오데사에 미사일 공격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고 맞섰다.
23일(이하 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메시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2발이 우크라이나의 항구 오데사의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며 "나머지 2발은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미사일에 의한 사상자 발생 및 항구 피해 여부 등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오데사 지역의 하원의원인 올렉시 혼차렌코 역시 본인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항구 주변에서 6번의 폭발이 있었고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해 일정 규모의 피해는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미사일 발사 사실을 부인했다. <로이터> 통신은 훌루시 아카르 튀르키예 국방부 장관과 만난 러시아 당국자가 이번 미사일 발사는 자신들과 무관하며, 해당 사안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사일 발사가 곡물 수출을 위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튀르키예, 유엔 등 4자 간 합의가 있은 다음날에 이뤄지면서 실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자는 22일 흑해에 깔려있는 기뢰를 제거해서 안전한 항로를 마련하고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의 곡물과 비료를 수출하자고 합의했다. 현재 흑해 주변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밀은 2000~25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같은 합의를 한 다음날에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면서 당장 곡물 수출을 위한 첫 단계인 4자 간 공동 조정센터 설립부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 조정센터는 곡물이나 비료 수출을 위한 선박에 무기가 적재돼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고 수출입 전반을 관리하기 위해 4자 간 설립에 합의한 기구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전한 영상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러시아가 무슨 약속을 하든 이를 지키지 않을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합의에 참여했던 유엔 역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식량난에 처한 전 세계 수백만 명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터키의 완전한 약속 이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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