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 협상이 양자 이견 차를 좁히며 막판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노사 양측은 22일 손해배상과 고용 안정 등 주요 쟁점에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이 다음날(23일) 하계 휴가에 돌입하는 만큼 이날이 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의견 많이 좁혀지고 있다"... 교섭 타결 청신호?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는 전날 오전부터 자정을 넘긴 이날 새벽 1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가,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밤 사이 노조 측에서 교섭단 대표들을 찾아가 의견을 나누고 상생하자는 의견을 전했기 때문이다. 이후 노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협상을 재개했다.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던 손해 배상과 고용 안정 문제에서 의견 차를 많이 좁혔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세부적인 조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두 가지 쟁점 사항(손해 배상과 고용 안정)에서 의견이 많이 좁혀지고 있다"며 "다만, 임금 인상 안에서 우리가 대폭 양보를 한만큼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했다.
하청업체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선업계에서는 하청업체의 폐업이 보편적일만큼 고용이 불안정하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이름만 바꾸고 같은 곳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사측에서는 파업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을 배제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하고 민주노조에 참여했던 이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노조가 임금인상안을 대폭 양보했는데 사측은 민주노조 조합원을 못받겠다고 하면 고용안정이 이뤄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관계자는 "교섭이 진행중이라 구체적인 교섭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전날 하청지회 임원들이 직접 교섭내용을 설명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금속노조 측 실무자가 설명을 대신했다. 교섭 타결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3일부터 대우조선해양 2주간 휴가…지금이 분수령
대우조선해양은 다음날인 2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약 2주 간 여름 휴가 기간을 맞는다. 이 시기 필수 인력을 제외한 원·하청 직원 2만여 명이 출근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22일)이 협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청지회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는 오는 23일 휴가 시작 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협상에 나서기 바란다"며 휴가 전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교섭이 이날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텅 빈 현장에 하청 노조만 남아 파업 행위를 하게 될 수도 있다. 휴가로 인한 인력 공백에 교섭 동력을 상실하면서 협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양자가 결론을 내지 않고 휴가에 들어가게 된다면 정부가 텅 빈 현장에 공권력 투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커진다. 전날 경찰은 협상 결렬 시 공권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미 세부적인 작전 계획 및 투입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이날까지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23일 이후에는 (철장에 몸을 가두고 투쟁 중인) 유최안 부지회장의 건강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끝까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사람을 살리는 방식의 교섭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편, 원청 정규직 노조인 대우조선지회는 연이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탈퇴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원청 노조 내에 하청 노조의 파업을 반대하는 기류가 확산하면서, 파업을 지지하는 금속노조에 불만이 나왔기 때문이다. 투표 결과는 22일 오후께 나올 전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