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전시원관리을 위해 매년 2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수목원 전체면적이 206㏊로 62만평이지만 산림으로 된 부분과 도로 암석지 소택지 구거 등 원야지(原野地)를 제외하면 실제로 관리대상인 초화류가 식재된 면적은 20만평 정도에 불과하다.
국립수목원의 직원은 공무직을 포함해 240명이 넘는다. 계약직을 합하면 300명이 넘는 인력이 근무한다. 그런데도 매년 풀밭이다. 농사가 풀과의 전쟁이므로 야생식물을 가꾸는 것도 원하지 않는 야생화로 해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도 수목원의 수목을 전정하고 잡초를 제거하는 전시원유지관리 용역비는 14억원 가량된다.
지난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전시원 유지관리용역 사업자로 삼성물산이 선정됐었는데 올해는 산림조합중앙회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같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소속의 국립세종수목원은 지난해 산림조합중앙회가 사업자로 선정이 됐었고 올해에는 삼성물산이 선정됐다.
해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산하의 두개 국립수목원의 잡초제거 사업을 대기업인 산림조합중앙회와 삼성물산이 수년간 독식하고 있다. 나무를 전정하고 잡초를 제거하는 일은 원래 서민들의 몫이다. 그런데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물산과 산림조합중앙회가 서민의 일터까지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매년 4-5월경이 되면 백두대간수목원 인근에 있는 춘양양묘사업장에는 하루에 30-40명에서 많게는 100여명의 인력이 양묘장 관리일을 한다. 오전 8시에 일을 시작해서 오후 5시에 마친다. 남자들은 트랙터 작업과 물주기 같은 작업을 하고 여자들은 봄에는 가을에 가식해 놓은 1년생 묘목을 재식하고 여름에는 잡초를 제거하고 가을에는 이듬해 조림을 할수 있도록 묶음을 하여 가식했놓는 일을 한다. 이것이 매년 반복되는 것이다. 지역민들은 전문가가 다됐다.
춘양 양묘양묘사업소가 매력적인 것은 근무가 자유롭다는 것이다. 비록 인건비는 최저시급에 해당하지만 당일 출근해서 확인하고 퇴근시에 확인하면 된다. 집에 일이 있으면 반나절만 하고 가도 되고 토요일도 일을 한다. 농사일과 마찬가지로 묘목의 관리도 시기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이다.
집에 농사가 적거나 없는 사람은 일주일에 6일을 나와도 되고 집의 일이 많으면 하루만 나와도 된다. 한 달에 하루 하면 하루치 급여를 주고 이틀 하면 이틀 치를 준다. 일한 만큼 주는 것이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도 들어준다. 농사도 지으면서 농외소득도 올리는 것이다. 지역과 상생하는 것이다.
조금 걱정인 것은 젊어서부터 농사일을 해오신 분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일할 사람이 있다. 주로 50세 이상 6-70대이고 80을 넘으신 분들도 있다. 힘은 들지만 그래도 돈 만지는 재미에 힘이 난다고 하고 평생을 양묘장에 다니며 자식 공부시키고 논도 열 마지기 (3천평)를 샀다는 할머니도 있다. 우리의 모든 어머니들이 이렇게 자식을 위해 살았다. 이러한 것이 제대로 된 지역의 상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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