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부의장 선출 등 원구성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제11대 경기도의회의 ‘개점 휴업’ 상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여당 78명, 야당 78명 의원으로 구성된 제11대 도의회는 지난 12일 첫 회기인 제36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개회한 직후 5분 만에 ‘정회’를 선포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8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남종섭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과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제36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오후 회동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에 따라 19일 예정된 2차 본회의는 열리지 않을 전망이어서 향후 모든 의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양당은 1차 본회의에서 의장 선출이 무산되자, 2차 본회의 전까지 원구성 협상을 원만히 해결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도의회 파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은 원구성 교착상태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원구성 문제는 의회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먼저 국민의힘은 김 지사 측에 ‘정무부지사(경제부지사) 추천권’과 ‘산하기관장 50% 추천권’을 요구하며 ‘연정(연합정치)’ 수준의 협치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 대변인단은 "상대방에게 과감하게 내어줄 때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며 "진정으로 협치를 원한다면, 남경필 전 지사의 연정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이들은 연정 수준의 협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9일 등원 거부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곽 대표의원은 "도지사가 의회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의회를 존중하고 함께 협의해야 한다"며 "도의회의 기능은 집행부 견제임에도 의회를 무시하고 허수아비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경제부지사 신설을 위한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공포는 시한이 지난 뒤에도 공포할 수 있는데도 마치 시한을 넘기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이는 제10대 의회 말기에 꼼수로 밀어 넣은 조례를 공포 시한이 되기만 기다렸다가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김 지사는 본인이 제시했던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한 뒤 경제부지사를 논의했으면 됐는데 우리가 기다렸음에도 그쪽에서 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남 대표의원은 "국민의힘은 의회끼리 해결해야 할 원구성 협상을 자꾸 김 지사와 결부시키고 있는데, 원구성을 통해 의회를 제대로 열고 난 이후에 정책적으로 협상을 해야 한다"며 경제부지사 신설 관련 조례안이 공포될 경우 강경 파행을 예고한 국민의힘 측에 대해 "조례 공포를 안 한다고 해서 파행을 안 할 것도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례 공포를 해도 파행이고, 안해도 파행인 상황이기 때문에 도지사 입장에서는 공포하는 것이 나을 상황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라며 "현재 국민의힘 측에 양당 대표와 의장·부의장 후보들을 모아 6자 회담을 하자고 신청한 상태로, 국민의힘이 조건없이 협상에 나선다면 어떤 부분이든 논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제10대 경기도의회 마지막 임시회에서 통과된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정무직 부지사의 명칭을 기존 ‘평화부지사’에서 ‘경제부지사’로 변경하고, 소관 실·국을 2개에서 6개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지방자치법’ 등에 따라 해당 조례는 도의회 통과 20일 이내인 오는 19일까지 공포돼야 효력을 갖추게 돼 경제부지사 임명을 비롯한 도청 실·국장을 비롯해 도내 31개 시·군 부단체장 등에 대한 인사단행이 가능해진다.
사정이 이렇자 김 지사는 이날 "조례 공포는 법적 의무이며, 저는 지사로서 의무를 준수하고 이행할 책임이 있다"며 법정 시한 내 조례 공포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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