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봉 농가에서 기르던 월동 꿀벌이 지난해 겨울부터 올 봄 사이 무려 7억 마리가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죽은 꿀벌도 6억7320만 마리에 이르면서 현재 양봉 농가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경기도는 지구온난화와 급격한 기후 변화를 꿀벌 실종·폐사의 원인으로 보고 피해 농가를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를 최우선 민생 경제 대책으로 꼽아 추경 예산 반영을 지시한 상태다.
8일 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도내 양봉 농가의 월동 꿀벌 피해 실태를 조사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여주·오산·동두천·광명·고양시와 연천군 등 농가 1149곳에서 기르던 꿀벌 7억 마리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또 1246곳에서 사육하던 꿀벌 6억7230만 마리는 죽은 채 발견됐다.
벌통 한 개의 매매 가격이 25만 원인 점을 볼 때 피해 금액만 무려 171억원에 이른다.
이러면서 도내 양봉 농가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연천군의 한 양봉 농가 관계자는 “2월 말께 벌통을 열었더니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았다”라며 “다른 벌통 주변에선 죽은 꿀벌만 가득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린다”라고 말했다.
포천시 모 양봉 농가 주인도 “수년 간 흉작이었는데 올해엔 꿀벌이 사라지거나 죽더라”라며 “이제껏 꿀벌로 먹고 살았는데, 지금은 죽기 일보 직전이다. 여기에 실종·폐사 꿀벌은 가축재해보험으로 보상조차 받을 수 없어 정말 막막하다”라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김 지사도 지난 1일 양봉 농가 지원을 첫 민생 경제 대책으로 지시했다. 도는 추경 예산을 확보해 이달 안에 피해 농가의 꿀벌 재입식을 지원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도내 양봉 농가 3039곳 중 절반에 가까운 1364곳(45%)에서 피해가 생겼다. 실종·폐사한 벌통만 무려 6만8410개다. 보통 벌통 하나에 꿀벌 2만 마리가 사는 점을 볼 때 14억 마리에 가까운 꿀벌이 사라지거나 죽은 것이다”라며 “양봉 산업이 정상화할 수 있도록 120억 원을 들여 피해 농가를 최대한 빨리 지원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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