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독립기념일(7월4일)에 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독립 기념일 행진을 벌이던 중 무차별 총기 난사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 경찰은 이날 총격으로 6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경찰은 건물 옥상에서 백인 남성이 의도적으로 행진 참석자들을 겨냥해 총기를 난사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 3세(22)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총기 난사는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에서 오전 10시 독립기념일 행진이 시작된 뒤 10여분이 지나 발생했으며, 갑자기 총성이 울리자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는 가운데 총격이 계속 이어졌다. 일부 관람객들은 처음 총소리를 듣고 축포 소리로 착각했다가 피를 흘리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황급히 피신을 했다고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영부인과 나는 독립기념일에 미국 사회에 또 다시 슬픔을 안긴 무의미한 총기 폭력에 총격을 받았다"며 총기 규제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총기 폭력이 하루에도 수십건 발생하는 사건인 것처럼 독립기념일의 총기 사고도 매년 연례 행사처럼 발생하는 일이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총기 사고를 집계하는 '총기 폭력 기록저장소'(GVA)와 NPR 방송에 따르면, 작년에도 독립기념일 연휴기간(7월2일 밤 11시30분부터 72시간) 동안 미국 전역에서 540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89명이 숨지고 516명이 다쳤다.
올해는 지난 5월에 발생한 뉴욕주 버팔로 총기 참사, 텍사스주 롭 초등학교의 총기 참사 등으로 총기 규제 찬성 여론이 급등해 29년 만에 미국 의회에서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이런 여파로 총기 폭력의 수위가 낮아지길 기대했으나, 과거에 비해 폭력의 수위가 더 높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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