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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연구원 "지방선거 역대 최악 패배…'졌잘싸' 아닌 '완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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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연구원 "지방선거 역대 최악 패배…'졌잘싸' 아닌 '완진싸'"

"검수완박 내로남불 행태…박지현, 민주당 혁신 계기 만들어"

더불어민주당 부설 정책연구원인 민주연구원이 지난 6월 1일 지방선거 패배를 두고 "최악의 역대급 패배"라며 '완진싸(완전하게 진 싸움)'라고 명명했다. 30쪽에 달하는 보고서에는 '자멸', '환멸'과 같은 날카로운 표현도 가감 없이 등장했다.

민주연구원은 4일 오후 이같은 내용의 '6.1 지방선거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원은 민주당이 '최악의 역대급 참패'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민심과 멀어진 갈라파고스 정당"이라면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민주연구원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방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해 응답자의 23.2%가 '이재명 의원-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를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했을 때는 12.6%만 같은 답변을 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지방 선거 패배 최대 원인을 대선 이후 당 혁신이 미흡했기 때문(18.4)으로 꼽았다.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라는 문항에 대한 응답도 일반 응답자와 민주당 지지층의 답변이 달랐다. 일반 응답자의 25.4%는 '내로남불'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계파 갈등 17.7%, 쇄신 의지 부족 14%,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기득권 13.3%였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내로남불'을 꼽은 이들은 9.4%에 불과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꼽은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계파 갈등(24.9%)였다.

연구원은 특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을 내로남불의 대표적 예시로 들었다. 연구원은 "당 쇄신보다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급조된 검찰청법 개정을 강행했다"면서 "위성 정당 문제를 그토록 사과하고도 당심을 앞장 세워 위장 탈당도 불사하며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을 속도전 처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검수완박 강행 처리를 자신이 하면 어떤 수단과 방법도 옳다며 민심 무시하는 내로남불 행태로 규정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0.73% 대선 패배를 '졌잘싸'라고 엉뚱하게 해석해, 강한 지지층 정서만 우선해 검수완박에 올인했다"면서 "이탈한 민주층을 설득해 복귀시키고 강한 지지층의 정서도 고려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행위를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현재 민주당에 대해 "소수 강성 지지층에 포위됐다"고 표현하면서 "국민의힘도 과거에 30% 핵심 지지층에 끌려 '탄핵의 강' 앞에서 주저하는 동안 '발목 잡기,' 이념 과잉', '막말 정치'로 선거에 연전연패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문자폭탄'과 폭력적 언어의 적대적 행위가 당 내에 만연해도 지도부는 여전히 '양념'처럼 방기해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구원은 반면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당선과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안 제시 등을 당의 희망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평가를 할 요인 중 하나로 '2030 여성의 전폭적 지지'를 꼽으며 "당의 대표가 된 박 위원장이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 성폭력 사건에 대한 엄정한 대응,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강력히 요구함으로써 2030 여성들이 민주당에 표를 줄 명분이 생겼다"고 짚었다. "대선에 이어 지선에서도 2030 여성 결집에 박 위원장이 큰 역할(을 했다)"이라는 것.

특히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혁신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점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박 위원장은 반성과 혁신을 위한 과감한 쇄신안을 제시했으나 (당 내 일부 세력은 이를) '선거를 망치려는 내부총질'로 폄훼했다"고 당 내 분위기를 비판했다. 

연구원은 박 위원장이 제시한 5대 혁신안에 대해 대선평가보고서로 민주연구원이 제안한 '이기는 민주당을 위한 5대 과제'와 큰 차이가 없을 만큼 공론화된 민주당 혁신 과제"라고도 했다.

박 위원장이 내건 5대 혁신안은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등이다. 민주연구원이 제시한 5대 과제는 △더 믿을 수 있는 민주당, △더 주도적인 정당, △더 넓은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더 젊은 민주당이다.

연구원은 "상식적 수준의 혁신 제안도 일사분란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두고 국민들은 선거 승리의 절박함이 없는 것으로, 언론들은 선거 승리보다 당권 투쟁에 몰두한 결과로 일제히 비판했다"고 했다.

연구원은 지선 평가 보고서에 앞서 대선 평가 보고서 작성도 마쳤으나, 내부 분란을 우려해 비공개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민주연구원장인 노웅래 의원은 대선 평가 보고서와 달리 지선 평가 보고서는 공개한 데 대해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 위에서 새롭게 혁신 플랜(계획)을 짤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선 평가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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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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